지난 호까지는 웨트클리닝의 기본 이론을 다루어 왔다. 이번 호부터는 실제로 웨트클리닝 하는 방법을 실사례를 들어 하나씩 설명하고자 한다.
팬데믹 이후를 대비해서 최근 웨트클리닝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 그들은 이런저런 방법으로 웨트클리닝을 시도하면서 재미를 붙이고 있다 한다. 그러나 그들이 선뜻 시도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것은 양복 세탁이라 말한다. 많은 분이 다른 아이템들은 그럭저럭 웨트클리닝으로 처리하지만 양복 상의는 자신이 없어서 드라이클리닝으로 돌리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이번 호에는 이러한 분들을 위해 1년 전 실었던 양복 세탁방법을 다시 실어볼까 한다.
웨트클리닝의 기본에 충실하고 좋은 케미컬을 사용한다면 (이 부분은 그동안 지면을 통해 누누이 강조해오고 있다) 양복이라고 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다. 광택이 빠졌다거나, 부드럽지 못하고, 푸석푸석한 느낌이 든다거나, 특히 잔주름이 잘 펴지지 않아 다림질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등의 문제가 있다면 케미컬을 잘못 쓰고 있는 것이 주원인일 것이다. 케미컬의 중요성에 대해선 여러 번 월간 세탁인에 실어왔기 때문에 여기에선 생략한다.
건조방법의 개선
양복이 어렵다는 이유는 다림질에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이고 어깨선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일 거다. 이는 적정량의 컨디셔너 사용과 건조방법을 개선함으로써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건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연상태로 Hang Dry를 원칙으로 한다. 저녁에 빨아 걸어놓으면 아침에 거의 말라 있을 것이다. 신경 쓸 부분은 여름철엔 너무 말라버린 경우다. 모든 직물은 텀블 드라이 전에 약간의 습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드라이어 안에서 습기가 제거되는 과정에서 컨디셔너가 제 역할을 하면서 잔주름이 펴지고 광택도 살아나게 된다. 직물이 너무 말라 있다면 약간의 물을 분사한 후 텀블 드라이를 하면 된다. 이렇게 건조했다면 건조 직후 상태는 드라이클리닝과 똑같이 나올 것이다.
또한, 클리너들이 가장 신경 쓰는 문제는 아주 가끔 안감이 줄어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양복 아랫단이 늘어지는 현상일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드라이클리닝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꼭 웨트클리닝 때문이라는 오해는 없길 바란다. 대개 이러한 현상은 안감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안감을 무리하게 잡아당겨 다리다 보면, 안감의 봉합선이 뜯어질 뿐 아니라 제대로 복원이 되지 않아 결국 단을 뜯어 수리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필자의 경험으론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컨디셔너를 잘만 쓴다면 안감이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바깥 천이 늘어나서 생기는 현상이 대부분이다. 이는 드라이클리닝과 마찬가지로 건조과정에서 조직이 이완되어 생기는 현상이다. 이번 호에는 이러한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방법을 나누고자 한다.
우선 사진처럼 양복 하단이 우그러졌다면 안감이 줄었다고 단정하기 전에 바깥 천이 늘어났다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진의 경우 안감이 폴리에스터이기 때문에, 안감이 줄었을 확률은 거의 없다. 이럴 때 건조과정에서 늘어난 바깥 천을 원상태로 복구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작업은 매우 간단하다. 사진에서처럼 물을 골고루 분사시킨 후 자연건조 (보일러실이면 빨리 마를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된다) 시킨다면 놀라울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때 물을 흠뻑 젖게 분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조직에 스며든 물이 마르는 과정에서 이완되었던(풀어졌던) 조직이 다시 원 상태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자연건조 시킨 후 짧게 텀블 드라이를 하면 물로 인해 경직되었던 조직이 부드러워져 다림질이 쉽게 될 것이다.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텀블 드라잉 과정 없이 곧바로 다려내기도 한다.
김양수
필자는 아쿠아매스터 웨트클리닝 케미컬 개발자이며, 100% 웨트클리닝 스토어인 그린 라이프 클리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201) 699-7227 또는 yangkim50@gmail.com로 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