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365
친정 아버지께서는 청국장을 좋아하셨다. 엄마는 종종 푹 삶은 콩을 따끈한 아랫목에 놓고 정성스럽게 담요를 덮어 두셨다. 하루가 지나면서 방 안엔 결코 좋은 향기라고 할 수 없는 청국장 뜨는 냄새로 가득했다. 코를 막고 얼굴을 찡그리고 냄새 난다고 불만을 터뜨리면 엄마께서는 청국장을 끓여 먹으면 너무 맛있으니까 조금만 참으라고 위로를 해주셨다. 드디어 보글보글 끓여진 청국장이 저녁 밥상에 올랐다. […]
친정 아버지께서는 청국장을 좋아하셨다. 엄마는 종종 푹 삶은 콩을 따끈한 아랫목에 놓고 정성스럽게 담요를 덮어 두셨다. 하루가 지나면서 방 안엔 결코 좋은 향기라고 할 수 없는 청국장 뜨는 냄새로 가득했다. 코를 막고 얼굴을 찡그리고 냄새 난다고 불만을 터뜨리면 엄마께서는 청국장을 끓여 먹으면 너무 맛있으니까 조금만 참으라고 위로를 해주셨다. 드디어 보글보글 끓여진 청국장이 저녁 밥상에 올랐다. […]
수업이 시작되었다. 선생님은 커다란 유리병을 교탁 위에 올려놓고 자갈을 차곡차곡 집어넣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무엇이 보이냐고 물었다. 학생들은 입을 모아 “자갈이요”라고 답을 했다. 선생님은 계속해서 유리병에 조약돌을 넣었다. 그리고 유리병을 조심스럽게 흔들어 주었다. 그러자 작은 조약돌은 큰 자갈들 사이에 끼여 들어가 제 자리를 잡았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또 무엇이 보이냐고 묻자 “자갈과 조약돌이요” 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유리병에
추운 겨울이 오면 어김없이 우리 집 뒷마당을 찾아오는 이가 있다. 그는 우리 주방에 불이 켜지면 싱크대 너머 바깥 창문가로 올라온다. 그리고 주방 뒷문이 열리고 사과 한 개가 던져지기를 두 손을 모은 채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는 다람쥐다. 람지는 우리 가족이 그에게 붙여준 예쁜 이름이다. 람지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2년 전쯤 전 초겨울에 우리 집 뒷마당을 드나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