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외로운가요?

“나이 들면 다 그런 거 아니야?”
김 선배가 말했다. 그렇게 말하며 웃고 있었지만, 눈가엔 외로움이 깊게 배어 있었다. 예전엔 가족 모임, 친구들과의 여행, 직장 동료들과의 점심 약속으로 하루가 꽉 찼었다. 하지만 이제는 연락도 뜸하고, 안부를 묻는 카톡도 별로 없다. 그녀는 최근 세탁소에서도 자주 마찰을 빚는다. 일하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자주 “내가 너만 했을 때는 말이야…”로 시작한다. 조언이 아니라 평가처럼 들리는 이 말에 직원들은 점점 말을 아낀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버릇이 없어”라며 불만을 쏟아내지만, 실은 관계의 온기가 식어가는 것이다.
그녀는 동네 시니어 센터에도 자주 나갔지만, 몇 달 전부터 그 모임에서도 멀어졌다. 이유는 단순하다. 갈등이 생기면 언제나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어,” “그 사람이 괜히 예민하게 받아들인 거야”라고 반응했다. 심지어 친구가 “그 말에 조금 상처받았어”라고 조심스럽게 표현했을 때도 그는 “그건 네 문제지”라고 받아쳤다고 한다. 그는 자기는 늘 오해받고, 상처만 받는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준 상처에는 둔감하다. 이런 태도는 결국 주변을 지치게 하고, 자연스레 사람들은 거리를 두게 되는 것이다.
종종 만나는 사람들과도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그녀는 단 10분 안에 자신의 고충 이야기로 대화를 주도하게 했다. “무릎이 너무 아파,” “아들이 전화도 안 해,” “요즘 병원비도 부담돼” 등. 물론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건 잘못이 아니다. 문제는 그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줄 모른다는 데 있다는 것이다. 친구가 “나도 요즘 속상한 일이 있어”라고 말하려 하면, “나도 그랬어! 나 때는 말이야…”로 대화를 가로채어 자기 얘기를 계속한다. 결국, 듣는 사람은 소외감을 느낀다. 관계란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감정을 나누는 과정인데, 그는 듣기보다 말하는 데만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 문제다. 또 다른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감정 표현이 더 솔직해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솔직함’이라는 이름 아래 무례함이나 분노를 방치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특히 60대가 넘어서면 주변의 직장, 자녀, 배우자 등 관계가 변하며 스트레스가 많아진다. 그때마다 작고 사소한 자극에도 큰 감정이 터진다. 예를 들어, 친구가 약속에 10분 늦었을 때 “사람을 뭐로 보는 거야?”라며 언성을 높이거나, 자녀의 말투에 “너는 엄마를 무시하니?”라며 격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런 감정 폭발은 반복될수록 주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결국 그들조차 관계를 멀리하게 만든다.
그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내가 살아온 방식이 맞다”라는 확신이 강해진다. 하지만 이 믿음이 ‘절대 사과하지 않는 태도’로 이어지면, 관계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는 친구와의 다툼에서 “그 친구가 예민해서 그렇지, 나는 틀린 말 한 적 없어”라고 말했다. 그 말이 날카로웠다는 걸 주변 사람들이 모두 느꼈지만, 정작 본인은 “그게 뭐 어때서?”라며 반응한다. 나이가 들수록 자존심이 강해지고, 자신의 방식에 익숙해지며 사과를 ‘패배’처럼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진심 어린 사과는 오히려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렇다면 관계 회복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매일 밤 5분 만이라도 ‘내가 오늘 했던 말 중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었을까?’ 생각해보자.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이 쌓이면, 불필요한 감정 소모도 줄어든다.

둘째: 경청의 연습을 하자. 누군가 이야기할 때, 중간에 끼어들지 말고 끝까지 듣는 연습을 하자. 듣는다는 것은 곧 상대를 존중한다는 신호다.
셋째 : 사과하는 용기를 내자. 사과는 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높이는 일이다. 나이가 들어도 “내가 미안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품위 있는 사람이다.
넷째: 감정 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 오늘 어떤 감정이 올라왔고, 왜 그랬는지를 적어보면, 감정을 객관화하고 조절하는 힘이 생긴다.
다섯째 : 조건 없는 위로를 기대하지 말자. “내가 힘들었어”라고 말하면서도,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을 함께 던져보자. 관계는 단방향이 아닌, 상호작용이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나이가 든다는 건 관계의 갈림길에 서는 일이기도 하다.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를 매일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에서 중요한 건 ‘내가 먼저 변화할 수 있는 용기’다.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성찰하고 성장하려는 사람 곁에 남는다.
오늘 그 첫걸음을, 조용히 내디뎌 보자.

관계가 멀어지는 이유, 나이 때문일까?
많은 사람이 중년 이후에 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요즘은 연락 오는 사람이 없어요.”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점점 줄어드네요.” “내가 뭐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다들 멀어지는 거죠?” 처음엔 나이 탓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나이보다 ‘내 안에 굳어진 태도와 말투, 감정 표현 방식’에 있다. 세월은 우리를 지혜롭게도 하지만, 반대로 자기 고집과 자기 중심성을 강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런 복잡한 감정의 뿌리를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드러내고 다루기 시작할 때, 신앙은 치유와 회복의 길을 열어준다.

2. 반복되는 패턴: 사람들은 왜 떠나는가
노년 이후,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관계의 독소 패턴’이 있다. 늘 자신은 피해자라고 여기며 상대를 탓하거나, 사과를 거부하고, 조언은 귀담아듣지 않으며, 자신 이야기만 하고 타인의 감정에는 둔감한 태도, 상대를 소유하려 하거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순간의 분노를 터뜨리는 습관이다. 이런 모습은 처음에는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준다. 그리고 결국, 사람들은 조용히 거리를 두게 된다. 그때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세상은 차가워졌어.” 하지만 진실은, 내가 먼저 차가워졌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3. 신앙생활이 관계 회복에 실제적 도움이 된다.
신앙은 단순한 의식이나 종교적 습관이 아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삶은 내 내면을 돌아보고 변화시키는 여정이며, 그 중심에는 사랑과 용서, 겸손과 회개가 있다.


가) 내가 아닌 상대를 보게 될 때 – “자기 중심성”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무엇이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빌립보서 2:3)

또한, 신앙은 나를 중심으로 모든 관계를 해석하던 시선을, 하나님 중심, 상대 중심으로 바꾸게 한다. ‘나는 늘 옳다’는 태도에서 벗어나, ‘혹시 내가 상처를 주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겸손은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진짜 관계의 회복이 일어난다.

나) 용서와 회개 – 관계의 진짜 회복 열쇠가 된다. “너희가 서로 죄를 고백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라 그리하면 나으리라” (야고보서 5:16). 신앙은 ‘내가 왜 항상 미안해야 하지?’가 아니라, ‘내가 먼저 회개할 수 있는 마음’을 주는 힘이다. 누군가와의 관계가 깨어졌을 때 신앙은 그 깨어짐을 ‘패배’로 보지 않고, ‘회복을 위한 하나님의 기회’로 해석하게 한다. 그리고 진심 어린 사과와 용서의 힘은, 시간이 흘러도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신앙은 말이 아니라 삶의 태도로 나타난다.

다) 감정 조절과 인격의 평온 – 기도와 말씀에서 오는 안정감을 준다. “하나님은 두려움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디모데후서 1:7).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은 결국 주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하루는 천사처럼 따뜻했다가, 다음 날은 차갑게 돌아서는 사람 곁에는 누구도 오래 머무르기 어렵다. 기도는 우리의 감정을 정돈하는 시간이다. 하나님께 내 속에 있는 분노, 억울함, 외로움, 두려움을 정직하게 털어놓을 때, 마음은 가라앉고 감정은 조율된다. 그리고 말씀이 내 안에 자리 잡을 때, 상황에 따라 요동하지 않는 평온한 인격이 자라난다.

라) 사랑의 회복 – 조건 없는 인정이 아니라 진짜 관심이다.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자기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고린도전서 13:4–7) 진짜 사랑은 나를 칭찬해주는 말만 듣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들어주고, 어려움도 함께 감당해주는 것이다. 신앙은 ‘나는 왜 인정받지 못해?’라는 갈망을 내려놓고, ‘내가 오늘 누군가를 인정하고 축복했는가?’를 묻게 한다. 그런 삶을 살아갈 때, 사람들은 다시 다가온다. 그건 위로만 해줘서가 아니라, 진짜 사랑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4. 관계 회복을 위한 신앙적 실천 방법.
하루 10분 말씀 묵상하면서 관계 속에서 느낀 감정과 갈등을 성경 말씀 앞에 가져가 보면 답이 보인다. 그리고 정기적인 감사 기도는 사람에 대한 불만보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더 감사하게 된다. 또한, 정직한 회개와 사과의 용기:먼저 다가가 “그때 내가 미안했어”라고 말할 때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시고 사람은 돌아온다.

5.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아름다운 관계는 가능하다.
나이가 들수록, 주변이 고요해지고 관계는 좁아지지만, 신앙은 그 고요함을 외로움이 아닌 평안함으로, 관계의 상처를 단절이 아닌 회복의 기회로 바꿔주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매일 나를 돌아보고, 말씀과 기도로 인격을 가다듬을 때, 사람들이 다시 내게 머물기 시작한다. 우리가 신앙 안에서 변화될 때, 사람들은 그 따뜻함에 끌리고, 관계는 다시 살아난다. “그가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시며 그들의 상처를 싸매시는도다”(시편 147:3).

지금 이 시각에 외롭다고 느낀다면 먼저 하나님 앞에 나아가자. 사람과의 모든 관계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회복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러면 그 회복은, 지금부터 가능하다. 외로워하며 우울하게 지내기에 인생은 너무도 짧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내일 살아 있으리라 장담할 수도 없다. 데살로니가 전서 5:16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라는 말씀을 상고하면서 기쁨으로 충만한 8월이 되길 바란다.

월간 세탁인 독자님들을 참~ 많이 사랑합니다. 오늘도 하하하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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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남

필자는 다이아몬드 컴퓨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문의는 (224) 805-0898로 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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