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트클리닝에서 오일 얼룩 제거

지금까지 필자가 받은 문의 중 가장 많은 질문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오일 스테인을 어떻게 제거하느냐는 것이다. 필자는 웨트클리닝 스팟팅은 드라이클리닝보다 훨씬 쉽다는 것을 늘 강조해 왔다. 하지만 많은 초보자들은 오일 스테인 때문에 웨트클리닝을 망설이거나 웨트클리닝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웨트클리닝에 익숙한 분들에겐 오일 스테인은 더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이번 호에는 오일 얼룩 제거에 대해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이 칼럼은 그동안 두어 번 게재했으나 워낙 많은 분이 문의해오기 때문에 다시 한번 올려본다.

웨트클리닝 스팟팅이 쉬운 이유

웨트클리닝 스팟팅이 쉬운 이유는 모든 얼룩의 95% 이상이 수용성 얼룩이기 때문이다. 즉 물에 잘 용해되는 커피, 주스, 디오더런트, 땀, 단백질, 흙먼지 등이다. 오일 계통의 립스틱, 화장품, 잉크 등이라 할지라도 wet side 스팟팅 케미컬로 충분히 처리된다. 이러한 종류의 스테인 제거에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더욱이 일일이 배큠이나 에어로 말릴 필요 없이 젖은 상태로 세탁기에 넣기 때문에 드라이클리닝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스팟팅을 처리할 수 있다. 본인 업소의 스팟팅 보드엔 배큠이 아예 연결되지 않았다. 본인의 경우 한 로드에 약 50 피스를 스팟팅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0분 내외다. 물론 지역과 손님 종류에 따라 업소마다 다르겠지만 최대 15분 이내에 처리해야 정상이다.

웨트클리닝 스팟팅의 대부분은 사진과 같이 밝은 조명 아래 넓은 테이블에서 처리한다.

웨트클리닝 스팟팅이 쉬운 또 다른 이유는 스팟팅 보드를 거의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스팟팅은 넓은 테이블에서 거의 전부 해결한다. 스팟팅 보드를 사용하는 경우는 진하게 배인 잉크, 페인트, 글루 등을 벗겨 낼 경우에만 한하기 때문에 스팟팅 보드에서 작업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많은 물량을 한꺼번에 테이블 위에 쌓아놓고 처리하기 때문에 효율 면에선 그만이다. 또한, 옷을 넓은 테이블에 펴놓고 살필 수 있어서 스테인을 놓치는 경우가 드물다.

더욱이 스팀과 에어로 불어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스팟팅 케미컬과 함께 이물질 등을 코로 들이마시는 경우가 없으므로 작업자의 건강에도 전혀 해가 되지 않을뿐더러 세탁소 내부 공기는 각종 케미컬 냄새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이처럼 웨트클리닝 스팟팅에는 여러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보자들에겐 오일 스테인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드라이클리닝과 비교하여 오직 오일 스테인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심지어 오일 스테인이 있는 옷을 먼저 드라이클리닝을 하고 난 후 웨트클리닝을 다시 하는 사례도 종종 보아 왔다. 필자는 그동안 다음의 방법으로 오일 스테인을 무리 없이 처리해 오고 있었다. 참고하고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아쿠아매스터 그리스 아웃

1. 부분 스팟

부분적으로 작은 부분에 묻은 오일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Grease Out (EMC 제품. 감귤류에서 추출한 Citrus가 주원료로 식물성 솔벤트이다)을 물과 1 대 1, 혹은 원액 그대로 끝이 뾰족한 통에 담아 사용한다. 스테인 부위에 묻혀 부드러운 솔로 가볍게 두드린 다음 30분에서 한 시간 이상 지나간 후 빨래를 한다. 색이 빠질 우려가 없다면 밤새 놓아두었다가 빨래를 해도 무방하다. 케미컬은 표백제나 Rust remover와 같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오일제거제나 단백질 분해제 등은 케미컬이 일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 방법으로 약 70% 이상 오일 스테인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다.

2. 배쓰 방식

오일 스테인이 여기저기, 넓은 부분에 묻어있는 경우 일일이 지우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 경우엔 Grease Out 용액에 몇 시간 담가 놓는 방법이 상책이다.

티셔츠 1장일 경우, 물 1.5 갤런에 Grease Out 2~3온스를 희석해서 티셔츠를 담가 놓는다. 시간은 스테인 상태와 색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두 시간, 혹은 밤새 담가놓았다가 빨래를 하면 된다. 이 방법은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나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본인 가게 손님 중에 “치즈 공장 공장장”이 있다. 그가 맡기는 옷마다 오일 스테인이 범벅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몽땅 위의 방법으로 배쓰 처리를 한다. 오일이 말끔히 용해되어 깨끗하게 빨래가 되어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위의 배쓰 방법은 오일 제거 외에도 몇 가지 유용하게 쓰일 때가 있다. 색이 진한 실크 류가 스팟팅 과정에서 부분 탈색이 됐을 때 위의 방법으로 담가서 처리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담갔을 때 색이 어느 정도 우려 나오는 것은 정상이나 지나치게 빠지지 않도록 시간을 조절한다. 이때 컨디셔너를 2~3온스 정도 함께 넣어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지막 린스 때 충분한 컨디셔너를 넣어 주는 것은 기본이다. 이 방법은 특히 Tommy Bahama와 같은 실크 셔츠에서 발생하는 부분 탈색을 처리하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3. 스프레이 오일제거제

위의 두 가지 방법으로 90% 이상 오일 스테인이 해결된다. 그러나 오일 스테인은 종종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옷이 다려질 때까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다시 세탁할 시간도 없고 상태가 가벼운 경우 스프레이 오일제거제는 요긴하게 쓰인다. 오일 스테인 부분에 뿌려놓고 하얗게 마른 다음 에어로 불어 처리하는 방법인데 효과는 훌륭하다. 세탁인이라면 제품의 특성과 사용법을 잘 알고 있으리라 믿기에 그 부분의 설명은 생략한다. 다만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다면 에어로 불어낸 파우더를 들이마실 기회가 많아지므로 사용량을 최소화하라고 권장하고 싶다.

예전엔 이러한 제품이 아세테이트 등을 녹이는 폐단이 있었으나 요즘엔 그 부분이 개선되어 대개는 안전할 것이다. 그래도 구매 전 안전도에 관해 확인하고 사길 바란다.

이상의 세 가지 방법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거의 모든 오일 스테인은 해결될 것이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거의 모든 스테인은 수용성이고 오일 스테인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약간만 신경을 쓴다면 오일을 포함한 웨트클리닝의 스팟팅이 쉽게 처리될 수 있으리라 본다.

산화된 오일 스테인 (Oxidized Oil Stain)

오일 제거의 난이도는 오일 스테인이 얼마나 오래되었느냐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 즉 묻은 지 며칠 안 된 스테인이라면 위에 제시한 방법으로 쉽게 지워지지만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난 스테인은 드라이클리닝을 하더라도 지워지지 않는다. 이는 오일이 산화(Oxidized)되었기 때문이다. 오일의 산화는 열을 가하거나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할 때 생긴다. 즉 오일이 전혀 다른 성분의 케미컬로 변화해 버리는 것이다.

산화된 오일 스테인은 누런색으로 나타나기 마련이고 오래된 경우엔 딱딱하게 굳어 섬유 조직을 파괴하기도 한다. 셔츠 론드리 경우 오일 스테인이 뜨거운 온도로 다려졌을 때 산화는 급격히 진화되어 회생 불능의 상태로 누런 스테인이 영원히 남게 되곤 한다.

과산화수소가 많이 포함된 비눗물에 뜨겁게 열을 가해 오랫동안 담가놓는 방법을 많이 쓰기도 한다. 또 흰색 면직물이면 표백제로 부분처리 후 중화 처리를 하는 방법이 있으나 색이 진한 경우엔 특별한 방법이 없다.

알코올을 사용하여 산화된 오일을 녹여내는 방법도 쓰인다. 이 경우 알코올 사용 전 스테인 부분의 다른 케미컬과 습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KOH (Alcoholic Potassium Hydroxide)라는 케미컬을 사용하기도 하나 시중에서 완제품을 구하기 어려워 직접 배합해서 쓰기도 한다. 그러나 사용 방법이 까다롭고 섬유 조직을 훼손시킬 위험 소지가 있어 일반인이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 시중엔 TarGo와 같이 이러한 스테인을 지울 수 있는 케미컬이 팔리고 있으나 효과는 반반이다.

산화된 오일 스테인의 경우엔 최선을 다해 보기는 하겠지만 완벽한 제거는 시도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또한, 산화된 오일 스테인 부분은 조직이 약해져서 상하기 쉬우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드라이클리닝에서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손님은 알고 있는 것이고 대부분 기대도 하지 않을 것이라 과도한 시도는 금물이다. 항상 특별히 잘 해 주려고 열심히 문지르다 보면 구멍이 나고 만다는 머피의 법칙을 명심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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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필자는 아쿠아매스터 웨트클리닝 케미컬 개발자이며, 100% 웨트클리닝 스토어인 그린 라이프 클리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201) 699-7227 또는 yangkim50@gmail.com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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