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 “두 번째 심장” 있다

다리의 정맥과 동맥. (사진: szjphoto/Moment/Getty Images)

[sciencealert.com – 2026.08.30] 걸음을 내딛거나 발목을 움직이고, 까치발을 들 때마다 무릎 아래에 있는 놀라운 펌프가 작동한다.

종아리 근육은 다리 아래쪽의 정맥을 압박해 혈액이 심장 쪽으로 올라가도록 돕는다. 이 기능은 혈액순환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종아리를 우리 몸의 ‘두 번째 심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이는 비유적인 표현이다. 종아리가 가슴 속에서 뛰는 심장을 대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력을 거슬러 다리의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는, 순환계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 중 하나를 돕는다.

심장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보낸다. 다리에 도달한 혈액은 다시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정맥 내부의 압력은 동맥보다 훨씬 낮다. 심장과 달리 정맥 자체에는 강력한 펌프 기능이 없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종아리 근육 펌프다.

걷거나 달리거나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면 종아리 뒤쪽 근육이 수축한다. 이 수축이 주변 정맥을 압박해 정맥 속 혈액을 위쪽으로 밀어 올린다.

정맥 안에 있는 작은 일방향 판막은 근육이 수축하지 않는 동안 혈액이 발 쪽으로 다시 흘러내리는 것을 막는다. 몸을 한 번 움직일 때마다 혈액은 심장에 한 걸음씩 더 가까워진다.

이 펌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혈액이 다리에 고이는 것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발목이 붓거나 다리가 쑤시고 무거워질 수 있다. 종아리 펌프 기능 저하는 장기적인 정맥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아리 펌프 기능 저하는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2020년 연구진은 미네소타주 메이요 클리닉 혈관검사실에서 검사를 받은 성인 2,728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종아리 펌프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이후 수년 동안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후 사망률은 펌프 기능이 정상인 사람의 경우 약 6%였지만,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약 18%에 달했다.

그렇다고 약한 종아리 근육이 직접 사망을 초래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종아리 펌프 기능 저하는 신체 활동 부족이나 근육 감소, 관절 질환, 신경 또는 근육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 전반적인 건강 악화의 신호일 수 있다.

메이요 클리닉이 2024년 발표한 더 큰 규모의 연구에서도 이러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에 약 6,000명의 환자를 조사했다. 그 결과 움직일 때 종아리 펌프가 밀어내는 혈액의 양이 적을수록 사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펌프 기능이 가장 낮은 사람은 종아리가 혈액을 효과적으로 밀어내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았다.

다만 이 연구 역시 관찰 연구다. 종아리 운동이 수명을 연장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아니며, 이러한 연관성이 나타나는 이유도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종아리 펌프를 활성화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걷기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위로 밀어 올린다. 달리기와 계단 오르기, 반복적인 까치발 들기도 같은 원리로 종아리 펌프를 작동시킨다.

책상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몇 시간씩 같은 자세로 앉아 있지 말아야 한다. 미국심장협회는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걸을 것을 권고한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어려울 때는 발목을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발가락을 바닥에 댄 채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면 종아리 근육을 움직일 수 있다.

장시간 서 있는 것도 반드시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움직이지 않고 서 있기만 하면 근육이 정맥을 효과적으로 압박하지 못한다. 몇 걸음을 걷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발뒤꿈치를 반복해서 올렸다 내리면 종아리 펌프를 계속 작동시킬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나이가 들어도 종아리 근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계보건기구는 빠르게 걷기와 같은 중강도 신체 활동을 매주 최소 150분 실시하고, 일주일에 이틀 이상 근력운동을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

부종이 계속되거나 한쪽 다리에 갑작스러운 통증과 발적, 열감이 나타난다면 단순히 오래 앉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넘겨서는 안 된다. 이는 혈전 증상일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종아리 운동은 혈액순환 이외의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2022년 소규모 연구에서는 오랫동안 움직여도 쉽게 피로하지 않은 종아리 심부 근육인 가자미근(soleus)을 활성화하는 앉은 자세의 운동을 시험했다.

‘가자미근 푸시업’은 발 앞부분을 바닥에 댄 채 발뒤꿈치를 반복해서 들어 올렸다 내리는 동작이다.

연구 결과 이 근육을 지속해서 수축하면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고 식사 후 체내에서 포도당과 지방을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당뇨병 전 단계인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예비 연구에서는 2시간 동안 포도당 내성 검사를 받는 내내 이 동작을 했을 때 가만히 앉아 있던 경우보다 혈당 상승 폭이 약 3분의 1 감소했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몇 차례만 동작을 반복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지속해서 운동했다. 두 연구 모두 연구 규모도 작았다.

책상 아래에서 발뒤꿈치를 몇 번 들어 올리는 것만으로 걷기나 전신운동 또는 필요한 의학적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는 몇 시간씩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이유를 제시한다.

종아리에 실제로 또 하나의 심장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종아리 근육이 수축할 때마다 진짜 심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소중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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