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리 손님 머릿속에 들어갈 수 있다면, 그래서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화나게 하고 또는 짜증 나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 이해한다면, 우리는 더 나은 셔츠로 가는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가 손님 머릿속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우리 자신의 집착에 빠져 정작 손님 입장이 돼 생각하려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손님처럼 생각하기를 소홀히 하는 것이다.
이 칼럼 쓰기가 특별히 힘든 이유는 내가 그동안 연구를 통해 떨어진 단추가 등에 생긴 크리스보다 더 큰 서비스 문제라고 결론을 내렸다면, 마치 셔츠 단추가 떨어지고 등에 크리스가 있으면, 먼저 단추를 달고,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크리스를 없애라고 권장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는 단추는 달았는데, 크리스를 못 봤다면, 크리스는 다리고 떨어진 단추를 못 본 것보다 낫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이는 전혀 내 의도가 아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항상 손님 처지에서 생각하고, 큰 그림을 보라는 것이다. 또한, 큰 그림을 본다고 상세한 관찰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셔츠 론더러 중에는 어떤 한 가지 디테일에 집착해 손님입장에서는 똑같이 거슬리는 다른 디테일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여기서 기억할 점은 손님은 큰 그림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들 눈에는 자신의 셔츠만 보인다 – 처음에는 더럽고 구겨졌다가, 나중에 깨끗하고 다려졌다는 게 전부다.
앞서 언급한 단추가 떨어지고 등에 주름이 진 가상의 셔츠를 다시 꺼내보자. 그리고 인스펙터가 결함 한 가지를 잡아냈는데, 다른 하나를 놓쳤다고 하자. 어느 것이든 상관없다. 우리는 손님이 우리가 시정한 결함에 대해 칭찬해 주기를 원한다. 적어도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네 스미드씨. 맞습니다. 우리가 셔츠 칼라 단추를 부쉈는데 그냥 뒀어요. 하지만 커프에 주름이 있던 건 바로 잡았습니다. 그건 반가운 일 아닐까요?”라고 손님에게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은 안다. 손님은 당신이 한 일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대신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짜증을 낸다. 설마 셔츠 론드리가 칭찬받지 못 하는 일이란 걸 설마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손님에게 중요한 일이 무엇이냐는 게 변덕스러운 일이지만, 여기에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어느 정도 논리와 과학이 있다. 그래서 필자가 셔츠 론더러로서 그리고 손님으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반주관적인 퀄리티 결함 목록을 만들어 보았다. 목록에는 겨우 두 가지 아이템이 올랐다.
-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실수는 필수적인 단추(critical button)가 떨어진 셔츠를 그대로 내보내는 것이다. 비필수적인 단추란 없더라도 셔츠를 입을 수 있는, 다시 말해 소매 단추, 앞쪽 맨 아래 단추 또는 포켓 단추 같은 걸 말한다. 필수적인 단추는 따라서 그 이외의 단추에 해당할 것이다.
나는 약 35년 전 내가 아직 홀세일 셔츠 비즈니스 초보일 때 있었던 일을 아직도 기억한다. 당시 나는 DLI 자매협회의 장비쇼로 향하면서 거기 가면 내가 “셔츠 전문가”로 인식될 거라고 기대에 부풀었다. 나는 멋진 첫인상을 주기 위해 세탁소에서 프로페셔널하게 접어 온 드레스 셔츠를 가방에 챙겼다. 그리고 개막 전날 파티를 위해 캐주얼한 옷도 챙겼다. 그런데 장비쇼 아침에 내가 챙겨온 단 하나의 드레스 셔츠에 칼라 단추가 없는 걸 보고 쇼크를 받았다. 너무 화가 나고 똥줄이 탔지만, 이런 실수를 내 종업원이 한 거라 뭐라 할 말도 없었다. 나는 호텔 프론트에서 얻을 수 있는 바느질 키트를 구해, 소매 단추 하나를 떼어 칼라에 달았다. 그리고 바느질 키트에 있는 단추를 소매 단추 자리에 달았다. 물론 이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 결코 맘에 들지 않았다. 내가 셔츠 론더러처럼 생각했다면, 당연히 셔츠 한 장을 더 가져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고, 덕분에 짜증도 제대로 났다. 이 경험 이후로 나는 손님 처지에서 생각하는 버릇을 갖게 됐다. 사람들이 “상자 밖에서 생각하라”라는 말을 하기 전에, 나는 우리 플랜트라는 상자 밖으로 나와, 손님이 겪었을 문제를 직접 경험했다. 만일 단추 떨어진 셔츠를 치워 버리고, 다른 셔츠를 꺼내 입었다면, 아마 나는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 채, 공장 지원들이 힘들게 일하는구나 하고 그만뒀을 것이다. 어차피 내 셔츠는 공짜였으니까. 하지만 이날 내 머릿속엔 그런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었다. 아마 손님이 나 같은 상황에 부닥쳤다면, 아마 나보다 훨씬 화가 더 많이 났을 것이다. - 만일 셔츠 앞쪽 위로 강하게 눌린 주름이 있다면, 예를 들어 칼라 단추에서 겨드랑이까지 굵은 주름이 났다면, 이 셔츠는 입을 수 없다. 8×14 크기의 셔츠 보드로 접은 셔츠를 한 번 그려보자. 이렇게 접었을 때 보이는 모든 부분이 필수적인 부분이다. 이 부분이 최고로 중요하다. 나는 터치-업 담당자가 셔츠 뒤 아랫부분 주름을 다리면서, 칼라 부위에 있는 주름은 놓치는 걸 보면 정말 참을 수가 없다. 아마 이 직원은 칼라 부위 주름이 고치기 떠 힘들어 그냥 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일을 잘 하고 못 하고가 아니라, 전혀 손님 입장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반 손님에게 있어 셔츠 꼬리 쪽 주름이 있고 없고가 대수일까? 이는 정말 터치-업의 최하 순위이다.
자, 이제 나까지 여러분을 헛갈리게 하고 있다. “최하 순위” 터치-업이라고 하니 마치 이는 다른 높은 순위의 터치-업을 다 했거나, 없을 때 해야 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첫째, 그렇게 하면 퀄리티 기준이 매일 변하게 된다. 둘째, 이렇게 하면 터치-업 담당자가 손님에게 중요한 것보다 일하기 쉬운 터치-업 위주로 일할 수 있다. 모습만 보면 터치-업 담당자가 항상 바쁘게 일하고 있지만, 그 노동이 셔츠 퀄리티를 크게 향상시키지 못한다. 불필요한 터치-업 작업은 지나친 인건비 지출로 이어진다. 이를 점검하지 않으면 인건비가 많이 늘어난다.
관리자가 터치-업 작업자의 작업 기준을 설정할 때, 이들의 작업 효율을 측정하는 게 어렵지 않다. XYZ 클리너의 기준이 아래와 같다고 하자:
1. 셔츠 꼬리에서 모든 주름 제거. 터치-업 담당자는 바디 프레스에서 생간 말리거나 접힌 부분을 펴야 한다.
2. 셔츠 등판의 박스 플리트의 길이 차이는 1인치 미만이어야 한다. 이런 규칙을 가진 세탁소가 있다. 나는 이런 규칙을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겠다. 다만 손님 처지에서 이게 중요한가 의심이 든다. 더 중요한 것은 더 일반적이고 덜 구체적이지만 손님 눈에 거슬리는 결함이 존재한다. 하지만 셔츠 퀄리티를 자로 잰 듯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어, 관리자가 무의식적으로 수준 미달의 셔츠를 승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은 여러분 셔츠의 퀄리티 기준을 높이지만, 여기엔 묵언의 전제가 있다. 이 전제란 셔츠가 이미 “완벽”하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만일 위와 같은 기준을 채택한다면, 이 업소의 셔츠 퀄리티는 매우 우수하다는 말이다. 손님이 원하는 모든 게 이미 다 갖춰졌다는 말이다. 그래서 손님의 기대보다 기준치를 더 높이려 했다면, 당신은 정말 훌륭한 사업가이다. 나는 예전에 “손님의 기대를 뛰어넘으면 성공한다”라고 적은 적이 있다. 이 말은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진실이다.
그렇다면 손님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고, 그것을 줄 뿐 아니라, 그 이상을 달성하는 게 열쇠이다. 손님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살펴보자:
- 깨끗한 셔츠, 링-어라운-더-칼라 제거. 얼룩 제거
- 매끈하게 다려진 칼라. 주름 없음.
- 칼라를 봉합선을 따라 정확하게 접어 다림.
- 정확한 스타치 정도 (또는 노 스타치). 손님 입장에서 라이트 스타치, 헤비 스타치, 더블 헤비 스타치 등 용어를 모를지언정, 자기 스스로 좋아하는 스타치 정도가 있다.
- 칼라 단추 2개가 맞는 색실로 제 자리에 단단하게 달려 있음. 만일 단추가 깨졌거나, 금이 갔거나, 일부가 떨어졌다면, 손님은 셔츠 처리 공정을 모르기 때문에 이해하지 않는다. 만일 단추가 전쟁에 갔다 온 것처럼 보인다면, 손님은 당신이 셔츠를 함부로 다뤘다고 생각한다.
- 매끈하고 꽉 다려진 단추 구멍 밴드. 부풀거나, 주름 또는 거친 모습 없음.
- 셔츠 앞판 전체에 눌러 다려진 주름 없음. 거칠게 마른 부분 없음. 만일 여러분이 퀄리티 기준을 높여 손님의 기대치를 높였다면, 잘 한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게 바로 경쟁업소를 긴장시키는 것이다.
- 셔츠 등판 전체에 눌러 다려진 주름 없음. 거칠게 마른 부분 없음.
이밖에도 많이 있다.
솔직히 나는 적고 또 적어도 여전히 뭔가 빠졌을 수 있다. 이달 내가 강조하는 것은 당신 보다 손님의 불만을 먼저 해결하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ABC 클리너와 XYZ 클리너 둘 다 셔츠 퀄리티가 매우 우수하다. ABC 클리너는 XYZ 보다 경쟁적 우위를 원한다. 그래서 슬리브 플리트를 다리고, 소매를 클립으로 잡아주고, 셔츠 꼬리 부위의 모든 주름을 제거하기로 경정했다. ABC의 세심한 주의가 XYZ를 짓눌렀다. 물론 우리는 여기에서 ABC가 지금까지 훌륭한 셔츠 퀄리티를 가져다 준 다른 작업 기준을 계속 준수하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 하지만 ABC가 새로 추가한 3가지 기준에 온 신경을 쓰다가 단추나 얼룩 등 다른 문제가 생긴다면, 과연 ABC가 XYZ를 짓누른 걸까?
“늘 하던 대로만 하면 늘 같은 것만 갖게 된다!”
도널드 더로지어
필자는 셔츠 론드리 및 드라이클리닝 산업에 30년 이상 종사해 왔습니다. 경영 자문관, 워크-플로우 시스템 엔지니어 그리고 작업 효율 전문가로서 그는 높은 효율을 자랑하는 Tailwind Shirt System과 Tailwind System for Drycleaning 그리고 Firestorm for Restoration을 개발했습니다. 그는 경영 자문 및 워크-플로우 엔지니어링 회사인 Tailwind Syste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로지어 씨는 월간 세탁인 외에도 National Clothesline, The Golomb Group Newsletter 그리고 호주의 The National Drycleaners and Launderer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그는 DLI가 수여하는 전문인 상 2001년도 수상자입니다. 필자 웹 사이트는 www.tailwindsystems.com이며 글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이메일 tailwindsystems@charter.net 또는 전화 (508) 965-3163으로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