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법칙

얼마 전 친구 남편이 급성 위궤양에 걸려 응급실을 몇 차례 가야 하는 일이 생겼다. 배가 너무 아파 숨도 제대로 못 쉬는 남편에게 친구는 너무 많이 먹고, 밤에 야식을 먹어 탈이 났다고 구박을 하고 이 불경기에 병원비는 어찌할 거냐고 화부터 냈다. 2~3주 동안 흰죽과 뭇국을 끓여 먹고 몸이 조금 회복되자 친구 남편은 그녀에게 더는 서럽고 무서워서 못 살겠다고 선언했다. 친구가 큰소리로 화낼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려 심장병도 걸릴 것 같다며 오랫동안 쌓여 왔던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그녀는 무척 급하고 톰 보이 같은 성격이다. 반면에 친구의 남편은 오히려 감성적이며 부드럽다. 친구 집에 놓인 예쁜 컵이나 귀여운 곰 인형은 모두 친구 남편이 사 온 것이다. 문제는 그녀의 급한 성격 때문에 집 안에 바람 잘 날이 없이 자주 싸운다. 그녀는 무슨 일이 생기면 우선 소리를 높이고 닦달을 해댄다. 그녀의 장점은 원리 원칙대로 꼼꼼해서 실수가 없다. 반면에 친구 남편은 자상한 성격에 두루 살피다 보니 행동이 늦다. 그래서 보는 사람을 조금 답답하게 하고 자주 기다리게 만든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불만 없이 성실히 해낸다. 그것은 친구 남편의 장점이다. 제삼자가 보기엔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한 매우 훌륭한 커플이다. 그리고 한 달 후에 친구 부부를 다시 만났다. 그들은 놀랍게도 잉꼬부부로 변해 있었다. 너무 놀라워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친구 남편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 서로의 장점을 봐주고, 어떤 경우라도 예쁘게 말하기로 약속했어요.” 그들은 마치 알콩달콩 신혼부부 같았다.

노벨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마르께스의 작품 <콜레라 시대의 사랑(Love in the Time of Cholera)>이라는 소설은 비누 한 장 때문에 깨진 결혼 생활을 그려 놓았다. 소설에서, 집 안을 정돈하는 것은 아내의 일이었다. 어느 날 아내는 오랫동안 사용해서 조각이 난 비누를 미처 새것으로 바꿔 놓지 못했다. 성격이 몹시 까다로웠던 남편은 아내가 새 비누를 가져다 놓지 않은 것에 대해 심하게 나무랐다. 하지만 아내는 비누를 갖다 놓지 못한 것은 미안했지만 그것으로 인해 남편이 몹시 언성을 높이고 화를 낸 것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결국, 두 부부는 비누 한 장 때문에 그 후에 7개월간 각방을 사용했고 식사 때를 비롯해서 매사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렇게 함께 살아가는 생활이 어땠을지는 따로 설명을 안 해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한 주일 동안에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되짚어 보아도 소설의 얘기가 남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다음 날까지 준비해 놓기로 한 세탁물 수선을 깜빡 잊어 손님이 몹시 화를 내고 돌아간 때도 있을 수 있고, 집 할부금을 미처 보내지 않아 아까운 연체료를 물게 된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잘했다고 해 줄 수는 없어도 못 본 척 넘어가거나 위로의 말을 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도 별로 없을 것이다. 이렇듯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란 소설 속에서만 있는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부, 자녀, 형제, 친구, 이웃 등과 함께 나누는 삶 속에서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인성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보통 95%의 좋은 점과 5%의 좋지 않은 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성격이 급한 사람은 무슨 일이나 빨리해내는 장점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계획을 세우면 바로 실천하는 추진력이 좋다. 그리고 모든 일에 앞장서서 추진하므로 지도력이 탁월하다. 하지만 반대로 급한 성격 때문에 생각해 보지 않고 느끼는 대로 말을 해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반면에 성격이 느린 사람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답답하게 만든다. 일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런 성격의 사람은 오랜 시간에 걸쳐 깊이 생각하고 주의를 기울여 차근차근 진행하므로 완성도가 높다.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95%의 좋은 점을 보면서 칭찬하면 5%의 좋지 않은 점을 보완할 수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95%의 장점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힘 있게, 자신감 있게 살아간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서도 95%의 좋은 면을 보려고 노력하므로 좋은 관계가 형성된다.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5%의 단점에 주목하면 무슨 일이나 시도하기가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대인관계도 원만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단점으로 가지고 있는 5%를 바꾸려 하기 때문이다. 옛말에 ‘생긴 대로 산다’라는 말이 있듯이 5%의 단점은 바뀌는 것이 아니라 평생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이해하고 받아 줘야 할 부분이지, 자꾸 끄집어내서 바로 잡으려고 애쓸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 과연 완전한 사람이 존재할까?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사람은 칭찬해서 세워 주고 그것을 통해서 키워져야 할 대상이다

문제는 칭찬하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져 칭찬에 인색한 것이다. 그러므로 칭찬을 습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칭찬은 칭찬 거리를 찾는 데서 출발한다. 모든 사람을 긍정적인 눈으로 보면 칭찬할 일이 많이 보인다. 만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장점은 있기 마련이다. 날씬한 체형에 예쁜 얼굴은 아니어도 옷을 멋있게 입을 줄 아는 센스가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활이 넉넉하지 않아도 항상 나누어 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에게 마음 상하는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잘 웃는 사람이 있고, 다른 사람들 때문에 일이 잘못되어도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칭찬 거리가 된다. 그리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전해진 따뜻한 격려와 칭찬의 말 한마디가 꼭 닫힌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준다.

어떻게 하면 칭찬을 잘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칭찬에는 세 가지 법칙이 있다. 바로 ‘1:2:3’의 법칙이다. 자신이 한 가지를 이야기했으면 상대방에게서 두 가지 얘기를 들어주고 세 번을 맞장구치면서 칭찬해 주라는 것이다. 맞장구는 내가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동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대화를 통해 깊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더욱 친밀한 관계로 이끌어 준다. ‘하이 파이브’ 하면서 서로의 손바닥이 ‘짝!’하고 경쾌하게 맞부딪치는 것을 통해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칭찬을 잘 하는 사람이 마음이 따뜻하고 배려가 많은 사람이기도 하다.

*칭찬의 힘*
다른 사람에게서 가장 좋은 점을 찾아내어 그에게 이야기해주라.
우리는 누구에게나 그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칭찬 속에서 자라왔다.
그 칭찬으로 인하여 사람은 더욱 칭찬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칭찬이란 이해다. 누군가를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침이 없다.
다른 사람 속에 있는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을 길러라.
그리고 찾아내는 대로 그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힘을 길러라. -칼릴 지브란-

어느새 3월이다. 겨우내 척박했던 갈색 대지는 연녹색을 입고 새로 오는 봄을 맞이하고 있다. 따사로운 햇볕은 지난날의 추웠던 기억을 한 번에 덮어주는 듯하다. 자연의 섭리는 상실과 회복의 반복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네 삶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버텨낼 힘은 사랑으로 배려하는 마음을 통해 얻어진다. 도가니로 은을, 풀무로 금을 만들듯이 칭찬은 금과 은같이 귀한 사람을 만든다. 잠언 17장 9절 ‘허물을 덮어주는 자는 사랑을 구하는 자요’ 성경 말씀처럼 5%의 허물을 덮어주고 오히려 95%의 장점을 칭찬하여 100%의 장점을 가진 사람이 되도록 배려해야 한다. 항상 서로의 장점을 찾아서 칭찬해 주고 따뜻하고 예쁘게 말하기를 약속해보자. 그렇게 함으로써 봄나물의 향긋함 같은 푸근한 사랑이 우리 마음에 가득 채워지는 3월이 되기 바란다.

월간 세탁인 독자 여러분을 참~~ 많이 사랑합니다. 오늘도 하하하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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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남

필자는 다이아몬드 컴퓨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문의는 (224) 805-0898로 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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