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직물에 생긴 까다로운 얼룩을 안전하게 제거
효소 처리(digestion)는 효소를 이용해 불용성 얼룩을 용해되는 물질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말한다. 효소 처리는 직물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케니컬 액션, 윤활 작업 그리고 케미컬 반응을 제거함으로써 얼룩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필자는 사고 의류 분석 및 스팟팅 교관으로서 35년간 일하면서 효소 작용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왔다. 특히 현대 미술사 박물관(MoMA) 등 박물관을 위한 복원 작업에는 효소 처리가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한다. 이스트 코스트 드라이클리닝 스쿨에는 효소 처리를 위한 배쓰 시스템이 여러 개 설치돼 있다.
세탁인들 중에는 효소 처리가 효과가 없다 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효소 처리 작업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불행하게도 효소 작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이를 이용한다고 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이다. 효소 처리는 독립된 얼룩 제거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고 또는 다른 제거 방법과 병행함으로써 성공적인 얼룩 제거의 한계를 확장시켜 준다.
얼룩 제거에 이용되는 효소(enzyme)는 생화학 반응에서 촉매 역할을 하는 특수 단백질이다. 촉매란 화학 작용에 영향을 미치지만 자기 스스로는 변하지 않고 최종 물질에 들어 있지도 않다. 이는 스스로 화학 변화를 거치는 산, 알칼리 또는 표백제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말해, 효소는 마치 엔진에서 오일이 윤활을 하듯 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낮추어 줌으로써 반응을 가속시킨다. 효소는 그 이름을 볼 때 “-ase””란 접미사가 붙는다. 지금까지 확인된 효소 물질은 2천 가지가 넘는다. 효소에 따라 작용하는 얼룩의 종류가 다르다. 효소 이름을 볼 때 앞 부분이 바로 효소가 작용하는 물질이 무엇인 지 말해 준다 (도표 참고).
효소명명 | 분해 물질 |
디아스타제 (diastase) | 녹말말 |
락타제 (lactase) | 유당 |
리파제 (lipase) | 지방 |
프로테아제 (protease) | 단백질질 |
우레아제제 (urease) | 요소소 |
얼룩 제거용으로 만들어진 효소 제품에는 다양한 종류의 얼룩을 처리하기 위해 몇 가지 효소 성분이 혼합돼 있다. 일반적으로 효소는 동물의 몸에서 나온 물질에 의한 얼룩을 제거하는 데 사용한다. 그 예로는 알부민, 우유, 피, 오줌, 땀, 동물성 접착제 그리고 지방 등이 있다. 여기서 기억할 점은 효소가 직접 얼룩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얼룩을 용해되는 물질로 전환시킴으로써 물로 수세하는 것만으로 제거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필자가 스팟팅 강의를 할 때 효소의 기능을 설명하는 수수께끼가 하나 있다.
▷ 문: 초콜릿을 씌운 체리 안에 어떻게 액체를 집어넣을 수 있는가?
▷ 답: 체리를 효소가 담긴 고체 틀 안에 넣는다. 다음에 체리를 초콜릿에 담갔다 꺼낸다. 그리고 나서 일정 온도에서 일정 시간을 보내면, 효소가 체리에 묻어 있는 고체 설탕을 액체 설탕으로 만든다.
효소제 사용 방법
(1) 저온용 효소
이런 효소제는 주로 분말 형태로 판매된다. 레이드로가 판매하는 RSR 효소제가 그 예이다. 이 제품은 섬세한 울, 실크 그리고 염색 문제가 있는 레이온을 스팟팅할 때 아주 효과적이다. 이 효소제는 또 오래 된 딱딱하게 굳은 얼룩이 있는 인디언 및 남미 담요에 작업할 때도 좋다. 이 효소제가 작용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
(a) 습기 – 효소가 작용하려면 물이 있어야 한다.
(b) 온도 – 물의 온도는 100℉~120℉이어야 한다. 물 온도가 120℉를 초과하면 효소가 파괴된다.
(c) 다른 케미컬 배제 – 산, 알칼리 또는 표백제가 있을 때 효소가 파괴된다.
(d) 시간 – 20분 이상이 소요된다.
일단 효소 용액을 만들면 하루 동안만 사용할 수 있다. 필자는 효소 포뮬러를 만들면 커피용 보온병에 담아 놓기를 좋아한다. 적어도 몇 시간 동안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용할 때마다 이를 스팟팅 용기에 옮겨 담는다. 스팟팅 보드에서 사용하는 포뮬러는 물 1 파인트, 효소 1/2 티스푼 그리고 글리세린 1 티스푼이다. 글리세린을 첨가하는 이유는 작업 부위가 더 오래 수분을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효소제는 많이 넣는다고 더 성능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란 점을 명심한다. 얼룩에 비해 효소의 양은 아주 적다. 수크라제(sucrase) 효소는 자기 무게의 20만 배에 달하는 양의 설탕을 효소 분해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효소 포뮬러를 발랐으면 30분간 걸어 놓았다가 수세한다. 따뜻하게 유지한다고 옷을 말아 놓거나 보일러 룸에 걸어 놓을 필요는 없다.
저온 효소를 배쓰 방식으로 사용하려면, 케미컬이 묻어 있지 않은 깨끗한 양동이에 따뜻한 물을 담고 효소제를 1 티스푼 더한다. 그리고 염색 안정을 위해 소금을 1 티스푼 첨가한다 (실크 예외).
(2) 고온용 효소
스트릿 사는 최고 158℉에서까지 작용할 수 있는 Devour란 효소제를 판매한다. 이 효소제는 얼룩 제거 작업에 아주 요긴한데, 단 효소제를 가열하기 위해 스팀 건을 사용할 때 너무 가까이 대면 효소가 파괴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효소제 역시 다른 케미컬과 함께 사용할 수 없다. 이 효소제는 저온 효소만큼 안전하지 않으므로 염색이 민감한 직물은 사전에 안전 테스트를 해야 한다. 두꺼운 흰색 울인 경우 효소를 깨끗하게 린스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 효소 역시 배쓰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제조 업체는 물 1 갤론 당 Devour 1 테이블스푼을 첨가할 것을 권하고 있다.
(3) 고온용 효소와 표백제
보호막을 갖춘 효소와 표백제를 혼합한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메트로 켐 사가 판매하는 Recover란 제품은 산소 표백제(소디움 퍼카보네이트)와 효소를 혼합한 것이다. 따라서 단지 얼룩을 효소 분해할 뿐 아니라 남아 있는 얼룩을 산화시키고 직물을 하얗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 효소제는 국부적 스팟팅에도 사용할 수 있지만 온도가 150 ℉를 초과하면 효소가 파괴된다. 배쓰 방식으로 사용하려면 제조 업체 측 지시를 따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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