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감하면서 생각하면, 2022년은 기다리는 한해였다는 생각이 든다. 팬데믹으로 반 토막 났던 비즈니스가 언제쯤 정상화 될까 기다리는 한해였다. 팬데믹으로 세탁소의 1/3 정도가 문을 닫았고, 주변에 폐업한 업소가 많은 세탁소는 이미 예전 수준을 넘는 비즈니스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사무실 출근자 의존도가 높은 로케이션에서는 아직도 예전 수준으로 회복이 안 되고 있다. 한 가지 다행인 변화는 그동안 대세였던 재택근무에 대한 지지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다가오는 새해엔 좀 더 빠른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조심스러운 기대를 해본다.
팬데믹으로 인한 세탁소 폐업 사태는 이제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3년의 팬데믹을 이겨낸 업소는 그만큼 견실한 운영 능력을 입증받은 것이고, 팬데믹도 이제 엔데믹 단계로 진입했으니, 더는 미래에 대한 불안도 크지 않다.
지난 7월 말 아틀란타에서 개최된 클린쇼에서 전시업체들은 만족스러운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한인 밀집 지역인 아틀란타가 개최지임에도 불구하고, 한인 참석자 수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사실이다. 한인 세탁인의 심리가 아직 팬데믹의 압박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전국적인 장비 판매 상황 또한 위축된 한인 세탁인의 심리를 말해준다. 새로 장비를 구매하는 사람을 보면 한인인 경우가 많지 않다. 특히 가장 큰 구매 품목인 드라이클리닝 머쉰은 제조업체가 신규 설치 업소의 사진을 잡지사에 보내는데, 올 한 해 동안 한인이 구매한 사례는 한 손에 꼽을 정도이다.
세탁소는 세탁이 주 업무가 아니다
세탁소가 손님 옷을 빨아주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제 생각을 개조할 때가 됐다. 세탁소는, 아니 프로페셔널한 드라이클리너는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곳이다. “얼룩만 잘 빼면 됐지”라는 구태의연한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세탁소의 “새로운” 임무를 인식했다면, 세탁소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가 바로 카운터란 걸 알게 된다. 카운터 부위가 눈부시게 환하고 깔끔하게 정돈돼 있어야 한다. 껌뻑이는 형광등과 새까맣게 닳은 카펫은 업소 이미지에 먹칠한다.
참고로 카운터 종업원 훈련에 관한 기사 두 건이 이달에 실렸으니 꼭 참고하시기 바란다.
▲ 카운터에서 문제 의상 가려내기 (28쪽)
▲ 올바른 카운터 종업원 훈련법 (38쪽)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려면, 특히 20~30세대를 잡으려면 디지털 존재감을 구축해야 한다. 모든 세탁소 컴퓨터 회사는 물론 웹 페이지 전문 회사들이 많으니, 가게 웹페이지를 만들고, 손님에게 모바일 앱도 제공해야 한다. 앱을 이용해 픽업 & 딜리버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손님은 로열티가 높고, 가격 민감도도 낮으니, 웹 페이지와 앱은 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인력난과 장비 투자
요즘 사람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인력난은 장비 투자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세탁소에서 가장 노동 집약적인 피니슁 작업은 당김식 피니슁 장비를 이용할 때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김식 폼 피니셔에 상의를 걸고 자동 프로그램으로 작업하는 동안, 당김식 팬츠 탑퍼에 바지를 건다면, 종업원 한 명이 두 작업을 할 수 있다.
유틸리티 경비가 치솟고 있으니 업소 내 에너지 효율도 잘 단속해야 한다. 모든 스팀 라인은 보온 처리하고, 스팀 트랩을 주기적으로 검사해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드라이클리닝 작업은 에너지 소모가 크다. 따라서 웨트클리닝 하는 세탁물 비중을 높여간다면, 이 또한 에너지 경비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새벽이 오기 전에 가장 어둡다
팬데믹이 정리 단계에 들어갔지만, 세탁업계가 겪고 있는 불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3년간 많은 업소가 문을 닫았는데, 이런 폐업 사태가 아직 끝났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게 되려면 하루속히 재택근무 정책이 종식돼야 한다.
트위터 같은 회사는 “출근하지 않으려면 나가라”라고 강경 태세를 보이고,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이 감원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뉴욕시 등 전국의 대도시들이 시 경제 부활을 위해 기업체들에 사무실 출근을 종용하는 정치적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재택근무 중 일하는 척하는 다양한 수법에 대한 기업체의 조사와 단속이 늘고 있고, 기업 문화 보존에 대면 근무가 필수적인 만큼, 팬데믹 하에 “정상”이 된 재택근무는 오래지 않아 다시 “비정상”이 될 것이다.
깜깜하기만 했던 지난 3년의 팬데믹이 이제 종식 단계로 진입했다. 이제 우리는 외부적인 위협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힘써야 한다. 치솟은 물가에 맞게 세탁 요금도 인상하고, 무엇보다 카운터에서의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새벽이 오기 전에 가장 어둡다. 지난 3년의 고난을 버텨낸 우리 자신에게 애썼다고 칭찬해주자. 팬데믹을 버텨낸 우리가 무엇이 두려울까? 2023년은 우리가 다시 날개를 펴는 한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