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크, 간 섬유화 위험 3배 높여

켁 의대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 분석 통해 밝혀

[sciencedaily.com – 2026.09.07] 간 질환은 전통적으로 과도한 알코올 섭취, 비만 및 당뇨병과 같은 대사 질환, 또는 바이러스성 간염이 주된 원인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환경적 요인인 퍼클로로에틸렌(PCE)이 새로운 원인 물질로 지목되고 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켁 의과대학(Keck Medicine)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리버 인터내셔널(Liver International)’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PCE 노출과 심각한 간 손상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성 탈지 용제인 PCE는 드라이클리닝, 소비자용 접착제, 스테인리스 스틸 광택제 및 각종 산업 공정에 널리 사용된다. 주된 노출 경로는 드라이클리닝을 마친 의류에서 발생하는 증기를 흡입하거나, 부적절한 화학물질 폐기로 인해 오염된 지하수를 섭취하는 것이다.

PCE와 간 건강에 관한 주요 연구 결과

연구진은 2017~2020년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성인 인구의 약 7%의 혈액에서 검출 가능한 수준의 PCE가 존재함을 확인했다. 이 노출군이 갖는 임상적 의미는 매우 심각하다.

  • 기본 위험도 상승: 혈중 PCE가 측정 가능한 노출군은 비노출군에 비해 심각한 간 섬유화(간부전이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흉터 조직의 축적)를 보일 확률이 3배 더 높았다.
  • 용량-반응 위험 증가: 위험도는 노출량에 비례하여 급격히 증가한다. 혈중 PCE 농도가 1밀리리터당 1나노그램(ng/mL) 증가할 때마다 심각한 간 섬유화가 발생할 확률은 5배씩 뛰었다.
  • 인구통계학적 패턴: PCE 노출은 고소득 가구와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연구진은 이를 드라이클리닝 서비스의 잦은 이용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드라이클리닝 시설 종사자들 역시 장기간의 직접적인 노출로 인해 심각한 직업적 위험에 직면해 있다.

‘원인 불명’ 간 질환의 실마리

중요한 점은, 혈중 PCE가 검출된 환자들의 간 섬유화는 알코올 섭취나 지방간과 같은 전통적인 위험 요인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수석 저자인 켁 의과대학 간장학 전문의 브라이언 P. 리(Brian P. Lee)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술을 마시지 않고 일반적인 대사 질환 위험 요인이 없는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특발성 간 질환의 원인을 설명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동일한 두 사람 중 한 명만 간 질환에 걸릴 때, 환경 독소가 그 결정적인 차이를 만드는 요인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입증된 독성과 다양한 암 유발과의 연관성으로 인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드라이클리닝 산업 내 PCE 사용을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시작했으며 더 엄격한 작업장 보호 조치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화학물질은 기존 제품, 오염된 자연환경, 그리고 환경 규제가 상대적으로 미비한 해외 시장에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

켁 의과대학 연구팀은 의료계가 환자 진단 및 평가 시 환경 독소 요인을 반드시 고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PCE 노출 이력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선별 검사(스크리닝) 프로토콜을 확대한다면 간 섬유화를 조기에 발견하여 간 기능을 회복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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