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이 보약

“생전 부엌에도 들어가지 않던 남편이 어느 날 식사를 다한 다음 밥그릇을 싱크대에 갖다 놓았어요. 그래서 남편에게 ‘당신이 도와주어서 너무너무 고맙다‘고 했지요. 그러자 그 다음날은 식탁을 다 치워 주고 설거지까지 해주는 게 아니겠어요? 그때 깨달았던 것이 있었습니다. 남편을 변화시키는 방법은 잔소리가 아니라 칭찬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어느 아내의 생생한 경험담이다. 남자들은 인정받고 격려받기 위한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존재와 같다고 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남자들은 자신이 훌륭하지도 못하고 무능력한 존재로 여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힘과 능력을 키우는데 인생의 목적을 둔다. 그러므로 남자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최고라고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이민 사회는 안타깝게도 점점 더 아내들의 역할과 역량이 더 크게 돋보이는 반면 남편은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세탁소를 비롯해서 소규모 자영업을 하고 있는 사업은 대부분 손님을 직접 대하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세탁소를 할 경우에 남편은 세탁과 스팟, 딜리버리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한다. 반면에 아내는 카운터에서 손님들을 직접 대하는 일을 한다. 따라서 항상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하려고 노력하고, 때때로 옷 수선을 하기 위해 사이즈를 재는 등, 고객을 최우선으로 대하게 된다. 그렇게 해야만 고객에게 친근감을 주게 되어 단골을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아내들의 노력에 따라 크게 사업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러면 남편은 자신에겐 소홀히 하면서 고객에게만 친절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아내에 대해 불만이 생기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함께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에 대한 칭찬은 아내에게 돌아가게 되는 경우도 많게 되므로 남편의 위치와 자존감은 갈수록 위축되는 것이다. 서서히 가정과 사업장에서 자신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역할이 적어지다 보면 스스로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고, 그 자리엔 열등감이 자리를 잡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열등감으로 가득한 남자들은 오히려 더 큰 소리로 여자를 제압하려 한다는 것이다. 별일 아닌 일에 자주 화를 내며 의도적으로 여자를 무시하려 든다. 낮엔 일터에서, 아침저녁으로는 가족들 뒷바라지에 지쳐있는 아내에게 고맙다는 한마디의 말보다는 ‘여자가 대가 세다’느니, ‘남편 알기를 우습게 안다’느니 하면서 아내에게 상처를 주기 일쑤다. 중요한 일이 있어 상의하다가 남편 주장대로 안 되면 ‘잘 난 네가 다 알아서 하라’는 등,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아내들 역시 이렇게 억울하게 푸대접을 받다 보면 남편을 존경하는 마음이 차차 사라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서로 상처받아 악화된 감정의 앙금들이 쌓여서 상대방을 무시하기에 이르면 가정의 평화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흥미롭게도 남자들은 아내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 그저 어떤 일에 대해 인정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심한 좌절감까지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남성의 기본 심리를 알면 남자들을 변화시키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그것은 수시로 칭찬해 주는 것이다. 가정 사역가들이 한결같이 ‘가정의 보약’으로 칭찬을 준비하라고 말할 정도로 칭찬은 부부관계를 살리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칭찬해 주고 싶어도 칭찬을 해줄 것이 없는데 무엇을 칭찬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소하면서도 서로를 감동을 줄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있다. 예를 들어 더운 여름날, 프레스 하느라고 땀을 뻘뻘 흘리는 남편에게 “당신이 이렇게 애쓰는 덕택에 우리 가족이 편히 쉴 수 있어서 고맙다”라든가, 외출하기 위해 화장을 한 아내에게 “당신은 나이가 들수록 더 예뻐지는 것 같다”고 칭찬해 줄 수도 있다. 실제로 서로 칭찬을 많이 해주는 부부의 외모는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즉, 칭찬을 듣고 마음이 즐거워지면 육체의 건강도 따라오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부부가 함께 지내는 시간 동안 갈등이 많아져 이혼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결혼 생활이 더욱 안정적이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가족 조사(AFS)에서 실시한 기혼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배우자의 헌신을 서로 인식함으로 배려와 사랑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했던 40%의 기혼자들의 비율이 29%로 감소했다. 이렇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바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칭찬이라고 단정 지어도 좋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의 번역자인 한국 블랜차드 컨설팅그룹의 조천재 원장은 칭찬은 사람을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칭찬의 법칙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1. 칭찬할 일이 생겼을 때 즉시 칭찬하라.
  2. 잘한 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하라.
  3. 가능한 한 공개적으로 칭찬하라.
  4.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라.
  5. 진실한 마음으로 칭찬하라.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은 칭찬을 갈망하면서 살아가는 동물”이라고 말한다.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도 “사람이란 공격에는 저항할 수 있지만, 칭찬에는 모두 무기력하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작은 칭찬이 모여서 놀라운 창조적 에너지를 창출해내기 때문이다. 안데르센 동화 중에 항상 “잘했어요!”라고 말하는 농부의 아내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농부가 “오늘 말을 가지고 가서 좋은 것으로 바꿔 올게”라고 말하며 장터로 간다. 농부는 결국 말을 썩은 사과 한 봉지와 바꾸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떤 부자에게 그 얘기를 하게 된다. 농부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부자가 반박을 하자 농부는 자기의 아내는 언제나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선 “참 잘했어요!”라고 칭찬해 준다고 말한다. 부자는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금화를 모두 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농부의 집으로 함께 온다. 자초지종을 다 들은 농부의 아내가 농부의 말대로 “잘했어요”라고 말하자 이들을 바라보고 있던 귀족이 이렇게 말한다. “이런 가정이라면 내 돈을 다 줘도 아깝지 않다”라며 자기 돈주머니를 농부 부부에게 모두 주었다는 얘기이다. 비록 부족한 모습을 보여도 그 동기가 악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면,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 배려하고 칭찬할 때 행복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다. 칭찬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성경 말씀을 통해서 더욱 깨닫게 된다.

  1. 잠언 27장 21절 “도가니로 은을, 풀무로 금을, 칭찬으로 사람을 단련하느니라”
  2. 잠언 31장 28절 “그의 자식들은 일어나 감사하며 그의 남편은 칭찬하기를 덕행 있는 여자가 많으나 그대는 모든 여자보다 뛰어나다 하느니라”
  3. 잠언 31장 30절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4. 로마서 14장 18절 “이로써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느니라”
  5. 고린도 후서 10장 18절 “옳다 인정함을 받는 자는 자기를 칭찬하는 자가 아니요 오직 주께서 칭찬하시는 자니라”

마음이 강퍅하면 상대방이 잘한 일이 있어도 칭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항상 우리의 마음을 살처럼 부드럽게 다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힘으로 마음을 비우는 일은 쉽지 않다. 좋은 마음을 가지려고 작심하고 모든 것을 내려 놓아도 사흘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고 성경 말씀에 순종해서 서로 칭찬하며 살아갈 때 코로나로 어렵고 힘겨운 시간도 감사와 행복으로 채울 수 있게 될 것이다. 빌립보서 4장 8절 “무엇에든지 사랑받을 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받을 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칭찬을 넉넉히 넣어 정성껏 달인 칭찬의 보약으로 행복이 넘치는 7월이 되면 좋겠다.

월간 세탁인 독자님들을 참~ 많이 사랑합니다. 오늘도 하하하!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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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남

필자는 다이아몬드 컴퓨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문의는 (224) 805-0898로 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