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imes.com – 2021.03.29] Spotify의 미국 본사는 4 World Trade Center 건물의 16개 층을 차지하고 있다. 이곳은 2001 테러 공격 후 로워 맨하탄 지역에 처음 건립된 마천루 오피스 빌딩이다. 이 오피스는 하지만 다시는 꽉 차지 않을 것이다. Spotify 사가 종업원들에게 아무 곳에서나, 심지어 다른 주에서 일해도 된다고 통보한 것이다.
이보다 몇 층 아래에는 광고 기술 회사인 MediaMath가 있었는데 팬데믹 기간 중 재택근무로 인해 이 공간을 떠날 계획을 하고 있다.
미드타운 맨하탄 지역에는 Salesforce 사호가 브라이언트 파크를 내려다보는 630-피트 건물을 장식하고 있는데, 이 회사 역시 직원들이 일주에 1~3일만 출근할 예정이다. 근처에 있는 법률회사 Lowenstein Sandler는 변호사 140명이 주 5일 근무하던 애비뉴 오브 어메리카스 건물의 리스를 갱신해야 할 지 고민 중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무실 건물에서 직원 대탈출이 벌어진 지 1년이 지난 지금 단기적인 불편으로 생각됐던 것이 직원 근무 방법과 장소에 대한 영구적인 지각 변동을 신호하고 있다. 고용주와 피고용자 모두 낮은 사무실 경비 그리고 특히 가족이 있는 사람인 경우 유동적 시간 관리란 재택근무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있다. 뉴욕 외에도 미국의 여러 대도시 지역에서도 사무실로의 귀환이 크게 목격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일부 회사들은 모든 종업원들이 항상 출근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뉴욕, 특히 맨하탄보다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맨하탄의 경제는 길거리 핫도그 판매차에서 브로드웨이 극장까지 매일 밀려들어오는 1백60만 명의 통근자들에 의존하고 있었다.
맨하탄의 사용 부동산 랜드로드들은 2020년도를 희망을 갖고 시작했다. 오피스 공간의 수요가 계속 높을 뿐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는 렌트 기록이 갱신됐는가 하면, 1980년대 이후 최고의 건설 붐이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부동산 오우너들은 못 받은 렌트를 받으러 쫓아다녀야 했고, 렌트 재협상도 벌여야 했고,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도 제공해야 했다.
빌 디 블라지오 시장은 뉴욕시의 8만 명에 달하는 사무실 공무원들에게 5월 초부터 출근을 명령했다. 이는 뉴욕의 사무실 건물들을 채워줘야 하는 모든 비즈니스에 대한 신호탄이기도 하다.
디 블라지오 시장은 “이는 뉴욕시에 꼭 필요한 걸음이며, 뉴욕시의 완전한 회복을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맨하탄 사무실 직원의 90% 정도가 재택근무 중에 있다. 이러한 비율은 수개월째 변하지 않고 있다. 이는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그룹인 Partnership for New York City가 실시한 서베이 결과인데, 이 그룹은 9월까지 사무실 출근율이 50%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비즈니스 구역인 미드타운과 로워 맨하탄 지역의 오피스 공한률은 16.4%로 이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그리고 2008년 대공황 때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다.
사무실 출근을 미루고 부분적인 재택근무를 영구 정책으로 채택하는 회사들이 늘어날수록 뉴욕시에 미치는 영향은 커진다. 이는 단지 식당과 커피숍 그리고 다른 스몰 비즈니스에게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상용 부동산에 크게 의존하는 서 재정에도 큰 타격이 된다.
JPMorgan사의 공동 사장이며 최고경영인인 다니엘 핀토씨는 지난 2월 CNBC와 인터뷰에서 “직원 100%가 100% 사무실 출근을 할 확률은 제로”라며 “모든 사람이 항상 재택 근무할 확률 또한 제로”라고 말했다.
출근자의 부재는 사무실 건물 등 상용 부동산의 시세 하락을 유발, 팬데믹 기간 중 근 16% 하락했고 이로 인해 시의 세입 또한 크게 감소했다.
맨하탄에서 시장에 나온 오피스 공간은 최근 1억1백만 스퀘어 피트로 전년 동기 대비 37%나 증가했으며, 로스 앤젤레스, 아틀란타 그리고 달라스의 다운타운 오피스 공간을 다 합한 것보다 크다. 부동산 회사인 CoStar의 분석가 빅터 로드리게즈 씨는 “이런 추세는 늦춰질 기미가 없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적어도 한 산업 분야가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 몇 개의 세계 최대 기업체들이 주도하는 가운데 테크놀로지 분야가 팬데믹 기간 중 뉴욕에서의 점유 공간을 확장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맨하탄 오피스 공간을 1백만 스퀘어 피트 추가했고, 애플은 미드타운 맨하탄 건물에서 2개 층을 추가로 확보했다.
상용 부동산 여유 공간의 폭증은 그동안 높은 렌트로 맨하탄 진입을 하지 못했던 비즈니스에게 희소식이 되기도 한다.
상용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Newmark 사의 수석 부회장 브라이언 워터만 씨는 “나는 뉴욕시의 부고를 여러 번 보았다”며 “오피스 재입주는 5월, 6월, 그리고 7월에 시작해 9월이 되면 입주율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시와 근교에서 사무실로 복귀한 비율은 15%로 이는 지난 여름 10% 보다 소폭 상승한 것이다. 대도시 중 이보다 낮은 곳은 샌 프란시스코 뿐이다.
이러한 급락세는 개발업자들로 하여금 팬데믹 이전에는 상상 조차 못한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추게 하고 있다: 맨하탄의 비어있는 오피스 건물들을 저소득층 주택으로 재개발하자는 것이다.
기록적인 공한율은 미디어에서 패션까지 재택근무의 장점을 발견한 거의 모든 산업 분야의 회사들로 인해 더 높아지고 있다. 사무실 공간 축소 또는 제거를 통한 운영비 절감 외에도 현대적 기술과 통신 수단은 직원들이 오랜 시간을 써가며 출근하지 않아도, 서로 연결하고, 원격 협력으로 더 높은 생산성을 내게 도와주고 있다. 부모들 역시 자녀 양육에 좀 더 융통성 있는 시간 배정이 가능하게 됐다.
물론 재택근무에는 문제점도 있다. 이미 존재하고 있던 직장생활과 개인생활간의 불분명한 경계선이 팬데믹 기간 중 완전히 지워지고 말았다. 아침과 저녁에 출퇴근 시간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이 낮에는 더 일찍 일을 시작하고, 저녁에 더 늦게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화상 회의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기업체들은 직장 문화를 지키고 특히 신입 사원의 공동체 의식 육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1836년 뉴욕에서 설립된 법률 회사인 Kelley Drye의 한 간부는 그랜 센츄럴 근처에 있던 파크 애비뉴 사무실을 로워 맨하탄의 3 World Trade Center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의 등록상표와 저작권 담당 책임자 안드레이 캘버루소 씨는 “Zoom과 Teams가 아주 훌륭하다”며 “하지만 아름다운 공동작업 공간에 앉아 집중해 함께 일하는 기분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