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장비에 생업이 달린 드라이클리너에 있어 플랜트 정비만큼 중요한 일도 없을 것이다. 드라이클리닝 머쉰이나 피니슁 장비가 고장이 나면 작업 스케줄이 지연되고 자칫 플랜트 운영이 완전히 셧다운 돼 엄청난 손해를 볼 수 있다.
플랜트 오우너가 해야 할 정비 사항은 대부분이 예방 차원에 있다. 정기적인 정비를 통해 고장이 나기 전에 고쳐 놓자는 것이다. 세탁 장비가 고장이 나면 그 장비를 구입한 장비 업체나 독립된 미케닉을 불러 고쳐야 하는데, 종종 그 경비도 만만치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릴 수 있으므로, 드라이클리닝 플랜트에서는 가능한 한 고장이 나기 전에 손을 보는 것이 최상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예방 정비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으면 장비 고장을 30% 줄일 수 있고, 장비 수명이 연장되며, 다운 타임을 계획할 수 있으며, 큰 고장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장비 정비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고, 파트 인벤토리를 3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플랜트를 더 깨끗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 플랜트 오우너들이 시간이 없거나 생각이 없어 당연히 해야 할 장비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 장비업자는 “대부분 고장이 날 때까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아직 잘 돌아가는데 왜 정비를 하느냐는 게 아직은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한다.
일이 많은 것도 한 가지 원인이 된다. 일주 6일을 계속 기계를 돌리다 보니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따로 시간을 내 장비 정비를 할 의욕이 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정비를 소홀히 하는 게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아직 고장 안 난 기계는 손대지 않는다”는 생각은 장기적으로 더 큰 손해를 가져온다.
한 세탁업계 자문관은 솔직히 정비를 미루는 사람에게 무슨 충고를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주기적인 장비 관리는 장비 수명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 매일 물 처리 약을 더해 주고 블로우 다운을 해주는 간단한 차이로 보일러 수명이 20년이 늘어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장비 매뉴얼 내용을 읽어보라
주기적인 정비 프로그램을 마련하려면 각 장비에 맞는 정비 스케줄을 셋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장비 매뉴얼을 꼭 읽어보아야 한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장비에 대한 매뉴얼을 잃어 버렸다면, 그 메이커에 연락을 해 모델 이름과 번호를 주고 새 매뉴얼을 받아 보관한다.
매뉴얼에는 장비 사용법은 물론 작동 흐름 도표, 부품 사진과 설계도, 그리고 고장 증상별 수리 방법이 담겨 있다. 따라서 매뉴얼을 읽어보면 장비가 어떻게 움직이는 것인지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평소 정비 관리 사항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장이 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도 더 잘 알 수 있다.
장비 매뉴얼은 한마디로 정비 프로그램 스케줄 설정을 위한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어디를, 어떻게, 얼마나 자주 검사해야 할지 말해주고, 어떤 윤활유를 어디에 얼마나 자주 쳐줘야 하는지도 말해준다.
보일러, 에어 컴프레서, 배큠 시스템, 드라이클리닝 머쉰, 워슁 머쉰, 피니슁 장비, 그리고 스팟팅 보드 등 드라이클리닝 플랜트에서 사용하는 장비치고 주기적인 정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매주 정비할 사항은 무엇이고, 매달, 매 6개월 그리고 매년 정비할 사항이 무엇인지는 바로 매뉴얼을 보면 알 수 있다.
매일 신경 써야 할 정비 사항으로는 증류기를 청소하고 새는 곳이 없는지 점검하는 일; 에어 컴프레서 블로우다운, 오일 양 점검과 필요시 첨가; 그리고 에어, 스팀 또는 펄크 누출 검사와 수리 등이 있다.
매달 할 일로는 드라이클리닝 머쉰 윤활, 패드와 프레스 검사, 벤트 또는 체인의 장력 점검 등이 있다. 워터 타워의 물을 빼고 청소하는 일, 컨베이어 벨트 조절하기, 그리고 프레스 윤활 등 일은 대개 일 년에 두 번 정도 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우리는 전에 장비 정비에 관한 강의를 했었는데 그때 늘 강조하던 말이, 이 강의를 듣고 돌아가 현재 사용하는 모든 장비에 대한 매뉴얼을 정리하고 읽어만 봐도 큰 수확이 되리라는 것이었다”라며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도대체 매뉴얼을 읽어보지 않는다는 게 큰 문제”라고 말한다.
플랜트 정비 스케줄을 만든다
플랜트 정비에는 물론 어느 정도 기계에 대한 지식이 요구된다. 스크루드라이버와 소켓 렌치를 구분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을 불러 정비를 하게 해야 한다. 기계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없다면 직접 수리나 정비를 하려 하면 안 된다. 특히 장비가 날로 하이-텍화 되면서 공연히 잘못 손대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써야 한다면 장비 회사나 독립된 미케닉을 이용하면 된다. 대형 플랜트라면 정비 담당자가 따로 있겠지만 소형 맘-앤-팝 스토어라면 경비 문제 때문에 결국 오우너가 이 정비사 역할을 해야 한다.
어떤 방법을 따르건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설정한 정비 스케줄을 분명하게 지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할 때 같은 일을 반복하거나 할 일을 잊어버리는 일이 없고, 또 장비 상태를 관찰하기 좋다.
정비 스케줄은 알기 쉽고 지키기 쉬우면 되는데 벽에 커다란 달력을 붙여 거기에 할 일을 적어나가는 로우-텍 방법도 있고, 컴퓨터를 이용해 스케줄을 관리하는 하이-텍 방법도 있다.
물론 오우너/경영자 입장에서 단지 정비 스케줄만 적어 나가는 게 아니라, 실제 정비 사항, 고장 및 그 수리 사항, 그리고 그에 든 경비 등 자세한 기록을 적어나가도록 한다. 이렇게 수리와 그 경비에 대한 기록을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중요한 자료가 되어 준다. 예를 들어, 장비를 수리하기보다 새것으로 교체하는 게 더 나을 때가 있는데, 평소에 이런 기록을 유지해 왔다면 그러한 판단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깨끗하게 관리한다
플랜트 정비 프로그램의 4가지 원칙은 검사, 윤활, 기록 그리고 청결이다. 플랜트를 깨끗하게 유지할 때 장비 정비도 쉬워진다. 예를 들어 파이프나 필터, 기계 뒤 등 부위에 먼지와 린트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면, 당장 보기도 흉하지만, 장비 과열을 가져와 수명을 단축할 수 있다. 사람이나 기계나 깨끗할 때 더 일을 잘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선 안 된다.
결국 돈이 절약된다
플랜트 정비 프로그램 때문에 공연히 시간과 돈을 낭비한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잘못된 생각이다. 처음 시작하기는 힘들고 귀찮을지 몰라도 꾸준하게 하다 보면 정비가 일상 루틴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정비 프로그램 덕분에 장비 성능과 작업 능률이 향상되고, 고장 빈도가 줄어들며, 수리 경비가 절약된다. 한마디로 돈과 (장비 고장에 따른) 고통이 줄어든다.
이빨을 안 닦으면 결국 치과에 가야 한다. 아무리 이빨이 튼튼한 사람이라도 이를 닦아주지 않으면 언젠가는 충치가 생긴다. 지금 당장 이를 닦는 게 귀찮고 칫솔과 치약값이 아까워 이를 닦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그에게 뭐라고 말해 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