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벤트 펌프 문제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솔벤트 흐름에 관한 얘기를 계속하는데, 이달의 주제는 솔벤트 흐름의 심장인 솔벤트 펌프이다. 드라이클리닝 머쉰에 사용하는 솔벤트 펌프는 대개 원심력 타입 펌프이다. 이 펌프는 모터가 바람개비가 달린 원판, 즉 임펠러를 회전시켜 솔벤트를 움직인다. 솔벤트는 빠르게 회전하는 임펠러 가운데로 들어오면, 회전의 원심력으로 가장자리로 던져진다.

더러운 펌프로 인한 문제

우리 모두 잘 알듯, 드라이클리닝 머쉰을 순환하는 솔벤트에는 별의별 것이 다 들어있다. 단추, 린트, 펜, 연필, 크레딧 카드, 칼라 스테이, 핀, 동전 등 그 리스트는 끝이 없다. 이를 여과 장치가 걸러주지만 완벽할 수 없어 종종 이물질이 통과한다. 이렇게 통과한 이물질이 모터의 임펠러에 도착하면 빠른 회전 때문에 잘게 부서져 통과한다. 이렇게 잘게 부서진 이물질은 종종 임펠러의 바람개비 사이에 축적된다. 일단 임펠러에 이물질이 붙기 시작하면 마치 눈덩이가 커지듯 점점 더 많은 이물질이 달라붙으면서 펌프 성능이 떨어진다. 솔벤트 펌프에 이물질이 축적될 경우 발생하는 문제는 전기적인 것 그리고 드라이클리닝 퀄리티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전기적 문제

▲ 케이스 1: 이물질로 인해 임펠러의 회전이 멈추면, 펌프의 모터는 더 많은 전기를 끌어오고, 결국 펌프 모터에 오버로드가 걸려 멈춘다. 이 경우 드라이클리닝 머쉰이 멈추면서 에러 메시지가 뜬다.

▲ 케이스 2: 이물질이 임펠러의 회전을 방해하면, 모터가 더 힘들게 일해야 한다. 이렇게 모터가 계속 돌면 결국 오버로드 안전장치가 작동해 모터가 선다. 그러면 드라이클리닝 머쉰이 함께 서고 에러 메시지가 뜬다.

▲ 케이스 3: 임펠러에 이물질이 껴 솔벤트 흐름이 줄어들면, 배수 싸이클에서 솔벤트가 다 빠져나가지 못하고 바스켓 아래로 솔벤트가 남아 있게 된다. 이 상태에서 탈수 작업이 시작하면, 솔벤트 무게로 인해 탈수 모터에 오버로드가 걸린다. 이물질이 임펠러 바람개비 날개 중 한, 두 개에만 끼어있다면, 탈수 모터 오버로드가 드문드문 발생한다.

드라이클리닝 퀄리티

임펠러에 이물질이 붙어있으면 펌프가 움직이는 솔벤트 양이 크게 준다. 이렇게 솔벤트 흐름이 줄어들면 아래와 같은 부작용이 따른다.

▲ 그레잉 (때의 재침착): 한정된 시간 내에 옷을 수세하는 솔벤트 양이 줄다 보니, 솔벤트에 분리돼 떠 있던 때 같은 이물질이 필터 또는 증류기로 제대로 보내지지 못한다. 그러면 때가 다시 옷에 달라붙어 그레잉 문제가 생긴다. 또한, 배수 후 드럼 하우징 안에 솔벤트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드럼이 회전을 하면, 솔벤트가 드럼 하우징 벽을 때리면서 붙어있는 묶은 때가 떨어져 옷에 붙을 수 있다.

▲ 필터 성능 악화: 펌프 문제의 또 다른 증상은 필터 성능의 악화이다. 필터를 통과하는 솔벤트 흐름이 클리닝 퀄리티를 좌우한다. 솔벤트 펌프는 솔벤트 흐름에 방해가 되는 필터로 솔벤트를 강제 통과시켜야 한다. 필터가 솔벤트 흐름을 방지하는 정도가 바로 필터 압력이다. 임펠러에 낀 이물질로 솔벤트 흐름의 양이 줄어들면, 펌프가 솔벤트를 필터로 통과시킬 힘도 줄어든다. 그러면 위의 “그레잉”에서 언급된 문제가 발생한다.

펌프 성능 점검

펌프 성능을 점검할 때 내가 즐겨 쓰는 방법은 별도의 솔벤트 이동 경로를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 탱크에서 솔벤트를 끌어올려 한 바퀴 돌린 후 다시 그 탱크로 돌려보내는데, 이때 솔벤트 탱크 내시경을 치는 솔벤트의 흐름을 살핀다. 솔벤트가 유리를 때리고 퍼지는 정도를 보면 솔벤트가 얼마나 강하게 순환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만일 펌프 임펠러에 린트, 스테이플, 안전핀 등 이물질이 끼어있다면, 그래서 솔벤트 흐름을 방해한다면, 유리를 때리는 솔벤트의 퍼지는 모양이 달라진다. 옆의 일러스트가 펌프 내부와 솔벤트 퍼지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자 이달은 여기까지다. 다음에는 밸브에 대해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