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다. 2019년 11월부터 코로나 사태가 시작했으니, 올해가 4년 차가 된다. 작년에 백신이 나오면서 팬데믹이 곧 종식될 거란 기대도 컸지만, 의외로 뿌리 깊은 백신 불신론 탓에 작년 한 해만 45만 명이 사망하면서, 이제 미국인 사망자 수가 80만 명을 돌파했다. 늘 세계 최고를 자부해온 미국이 인구 대비 코비드 사망률에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0위를 하는 후진국이 됐다. 요즘 오미크론 변종 때문에 양성 테스트 결과가 매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어떤 이는 올해가 최악의 팬데믹이 될 거라 말하고, 어떤 이는 오미크론의 확산이 팬데믹의 끝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말한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부스터 샷까지 맞은 사람은 크게 걱정할 게 없다는 사실이다.
세탁 사업이 그동안 꾸준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2019년 말 코비드가 터지면서 대대적인 업계 정리가 이뤄졌다. 확실한 자료가 아니지만, 전국 세탁소의 3분의 1 정도가 문을 닫았다고 추정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플라이 파동이 일면서 돈 주고도 행어를 사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인력난도 만만치 않다. 요즘엔 시급 $20을 줘도 일할 사람을 찾기 힘들다. 일은 많고 사람은 없어 온몸을 파스로 감고 강행군하는 ‘사장님’들이 늘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일해온 방식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세탁소에서 가장 노동 집약적인 작업이 바로 피니슁 작업이다. 지금까지는 풍부한 싼 인력을 이용해 필요한 노동력을 충당했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끝났다. 피니슁 작업은 세탁 공장에서 유일하게 현대화하지 않은 부분이다. 50년 전 세탁 공장과 비교해도 프레스만은 바뀌지 않았다. 망가지지 않았으면 고치지 마라(If it ain’t broken, don’t fix it)는 말이 있지만, 이제 고칠 때가 됐다.
당김식 팬츠 탑퍼, 당김식 폼 피니셔, 만능 상의 피니셔 등과 같은 장비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런 장비들은 자동 싸이클이 있어 프레서 한 명이 두 대를 커버할 수 있다. 절약되는 인건비만으로도 장빗값은 충분히 빠진다.
세탁업 경력이 길수록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웨트클리닝도 이제 수용할 때가 됐다. 환경 및 소방 규제와 랜드로드의 압력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웨트클리닝이 최상의 선택이다. 이 세상에 100%란 없다. 주어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30%가 넘는 세탁소가 문을 닫았기에, 우리는 올해 최고의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아직도 요금을 올리지 않았다면, 새해부터 당장 20~50% 인상한다. 현 상황에서 가격 인상 없이 사업을 유지할 방법은 없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우리가 현명하게 대응하고 변화한다면, 우리는 제2의 전성기를 만들 수 있다. 올해가 세탁업 혁신의 원년이 돼야 한다.
새해를 맞이하면 평소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도 신년 사주나 올해 운세 등을 들춰 본다. 꼭 믿지 않아도 ‘혹시 조심할 건 없나?’ 하는 호기심 어린 노파심이 우리를 부추긴다. 인터넷 등에 소개된 소위 ‘전문가’들의 글을 읽어보면 2022년 임인년은 호랑이 중에서도 흑호, 즉 검은 호랑이의 해다. 검은 호랑이는 뛰어난 용맹과 지혜를 가졌다. 호랑이는 단군신화에서 분명 곰에게 졌지만, 우리 생활과 마음속에 더 가깝게 자리 잡고 있다.
명리학에 따르면 십간 중 9번째인 임(壬)은 검은색 물(水)이고, 십이지 중 3번째인 인(寅)은 음양오행에서 나무(木) 기운이라고 한다. 그래서 물을 머금고 새싹이 피어나는 아주 좋은 기운이다.
이런 말을 믿건 안 믿건 상관없다. 하지만 올해가 그렇게 기운이 좋다고 하니, 기죽지 말자. ‘범 내려온다’ 가사처럼 “전동 같은 앞다리”와 “쇠 낫 같은 발톱으로”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게 소리치자. 코로나 네 이놈, 썩 물러가라!
월간 세탁인 독자 여러분, 올 한 해, 즐겁고 행복한 일만 누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