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해결의 탐정

OK, 인정한다. 나는 콜롬보 덕후다. 후줄근한 바바리를 입고 말을 더듬더듬하는 LA 형사 콜롬보 말이다 (그는 왜 LA에서 바바리를 입고 다녔을까?). 내가 콜롬보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스타일이나 매너 때문이 아니다. 그의 매너가 약간의 코믹한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가 맡은 임무가 임무다 보니 필요한 양념이었을 것이다. 물론 내가 콜롬보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이디어가 비상한 각본 때문이다. 각본이 워낙 기발하다 보니 살인 사건이 주제란 사실을 잊을 정도이다. 콜롬보 시청자는 범인이 누구인지 먼저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멍청해 보이는 형사가 사건을 풀어나가는 걸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답을 미리 알면서도 미스터리의 재미에 빠져든다.

힘든 문제를 해결하는 건 누구에게나 재미나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플랜트를 관리하면서 닥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재미”를 종종 소홀히 하고 있다. 그래서 이달엔 셔츠 플랜트 미스터리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마 1992년 봄이었을 것이다. 내 인스펙터가 아주 기이한 “더러운 셔츠” 문제를 보고해왔다. 당시 필자는 매사추세츠 주에서 대규모 셔츠 홀세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인스펙터, 어셈블러 또는 터치업 작업자가 얼룩이 묻은 또는 더러운 셔츠를 발견할 때마다 희비가 교차한다. 셔츠 결함을 발견했으니 일을 잘 한 것이지만, 책임감 있는 작업자로서 이건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함 때문에 재작업을 하다 보면 옷이 약속된 날짜에 못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좋은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내 인스펙터는 그날 처음 나온 문제 셔츠 몇 장은 보고를 하지 않았다. 문제 셔츠가 8~10장이 나오고서야 걱정이 됐는지 나에게 보고했다. 우리는 가장 좋은 케미컬들을 사용했다. 링-어라운드-더-칼라로 인한 재작업은 거의 없었고, 얼룩이 남아있는 셔츠도 거의 없었다. 가장 좋은 세제와 산소 표백제 그리고 최고의 케미컬 렙 덕분에 필자의 워쉬 작업부는 항상 최고의 상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날엔 갑자기 10~15분마다 더러운 셔츠가 한 장씩 나오고 있었다! 문제는 “먼지”였다. “새 먼지”였다. 무슨 말인지 아실 것이다. 이 먼지는 빨래를 한 후에 묻은 것이었다. 먼지 같은데 프레스로 눌렀기 때문에 털어 버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린스만 하면 먼지가 깨끗하게 제거됐다.

모양만 보면 젖은 셔츠에 더러운 장비의 먼지가 묻은 것 같았다. 하지만 두 가지 정황이 그런 가정을 못하게 만들었다. 첫 째 이 가정이 성립되려면 늘 같은 부위에 먼지가 묻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먼지는 셔츠마다 다른 부위에 묻어있었다. 작은 얼룩이 한, 두개였다가, 한 번은 등에 묻었다가, 또 한 번은 소매에 묻었고, 다른 셔츠는 칼라, 커프… 등 장소가 다 달랐다. 둘 째 내 플랜트에는 먼지가 쌓인 장비가 하나도 없었다. 정말로.

필자는 얼룩이 묻은 셔츠가 계속 나오고 있는 다급한 상황에서 문제 원인 파악에 나섰다. 얼룩 묻은 셔츠가 규칙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어떤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막상 문제에 닥치고 보니 해결이 난감했다. 인스펙션/어셈블리 작업부에 가보니 셔츠가 한, 두 장 빠진 오더가 수십 개에 달하고 있었다. 모든 랏마다 한, 두 오더가 이가 빠져 있었다. 모든 랏? 그것도 단서가 아닐까? 그 당시는 테일윈드 시스템의 개발 초기였다. 어셈블리 절차가 완성되지 못한 상태였지만, 개별적 랏의 사이즈와 내용은 지금처럼 정확했다. 그것이 나에게 있어 가장 큰 단서였다.

이 플랜트는 시간 당 셔츠 360장 정도를 처리했다. 테일윈드 시스템에서 이것은 약 6개 랏으로, 10분마다 랏 1개가 완성됐다. 흠, 흥미롭지 않은가? 내 인스펙터는 10~15분마다 문제 셔츠를 한, 두 장씩 발견했다. 그날 처리한 랏마다 오더 한, 두개에 문제가 있었다. 이런 문제는 계속 되고 있었고 사라지지 않았다.

단서를 정리하자면:

▲ 각 랏마다 먼지가 묻은 셔츠 1, 2개 발견

▲ 셔츠 마다 같은 종류의 얼룩

▲ 얼룩 장소는 각기 다름

▲ 일관성 있는 문제발생률. 각 랏마다 1, 2개씩 문제.

나는 과연 오늘이 다른 날과 무엇이 다른가 비교했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도대체 뭐가 달랐나? 나는 워쉬 작업부로가 담당자 존과 얘기해봤다. 존은 나이가 지긋한, 아주 책임감 있는 작업자였다. 나는 존에게 당면한 문제가 얼마나 골치 아픈지 얘기했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 하면 내 손에 들려 있던 문제 셔츠들을 받아 보았다. 존은 자신의 작업부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나는 전 금요일에 한 구석에 있는 잡동사니를 치워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는 주말에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우리는 각 랏을 35 갤런 플라스틱 통을 이용해 구분하고 있었다. 테일윈드 사이즈의 랏과 사이즈가 딱 맞았다. 나는 존이 뚜껑 대신에 폴리 갖고 애쓰는 게 이상했다. 그래서 전 토요일에 그도 수긍하고 청소하면서 폴리 대신 뚜껑을 쓰기로 동의했다. 그는 과연 뚜껑을 다 청소했고 그의 워쉬 작업부는 반짝거리게 깨끗했다.

어오. 청소를 하고 나니까 문제가 생겼다? 정말? 그럴 수 있나? 나는 고민을 하며 거의 사무실 앞까지 왔다. 그리고 문 앞에서 등을 돌려 바로 워쉬 작업부로 뛰어갔다. 그리고 셔츠로 꽉 찬 통의 뚜껑을 열었다. 뚜껑의 안쪽에는 셔츠의 습기가 만든 물방울로 덮여 있었다. 나는 뚜껑을 깨끗하게 청소하지 않아 그 먼지가 셔츠에 묻어나는 것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커버에 있는 먼지를 보기가 쉽지 않았다. 색깔이 암청색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깨끗한 흰색 타월을 자여와 커버 안쪽을 문질러 보았다. 과연?

존은 주말 동안 뚜껑들을 다 청소했다. 하지만 꼼꼼하게 젖은 걸레로 닦지는 않았던 것이고 그래서 보기에는 깨끗해 보여도 먼지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의 사소한 부주의가 이날 큰 “파장”을 초래했지만 나는 미스터리를 풀었다는 희열을 맛볼 수 있었다.

▲ 교훈 1: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 교훈 2: 검사하지 않으면, 기대하지도 마라.

▲ 교훈 3: 문제 원인 파악을 일초도 지체하지 마라.

몇 달 전, 중서부 지역의 고객 업소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인스펙션 작업부에 얼룩 있는 셔츠가 여러 장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얼룩은 분명하게 확인 가능한 얼룩이었다: 옐로우 스테인, 음식 얼룩, 링-어라운드-더-칼라, 그리고 태닌 얼룩. 이는 셔츠 론드리에서 용납될 수 없다. 음식 등 얼룩은 케미컬만 제대로 사용하면 다 제거된다. 어떤 셔츠 론더러들은 얼룩을 드라이클리닝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 안다. 이는 잘 못 된 생각이다. 그리고 이 고객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렇다면 해결이 간단하다. 나는 워쉬 작업부의 케미컬들을 확인했다. 사용하는 세제는 합격이었다. 그리고 산소 표백제도 눈에 보였다. 그래서 워쉬 작업자에게 물어보았다. 케미컬 사용량이 전혀 안 맞았다. 게다가 얼룩 제거에 필수적인 산소 표백제는 재작업에만 사용하고 있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케미컬 사용량을 재설정 해주었고, 셔츠 세탁 퀄리티는 즉각적으로 개선됐다.

다음 날 내가 종업원 훈련을 계속하고 있는 동안 나는 어셈블리 작업부를 거의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더 이상 재작업으로 이 빠진 오더 때문에 혼동과 스트레스와 짜증이 작업자를 괴롭히지 않았다.

▲ 교훈: 몇 푼 아끼려다 똥 된다.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난 점심 먹을 때쯤, 얼룩 있는 셔츠가 다시 열 장 이상 튀어나왔다. 나는 인상이 찌푸려지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워쉬 담당자와 확인해 보니 내가 재설정해준 포뮬러대로 빨래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되돌아간 얼룩진 셔츠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녀는 좀 방어적이었다. 그녀는 지난 30~40분 동안 갑자기 10~12장의 셔츠가 불량이 나는데 놀라 그냥 옆으로 치워놓았다. 셔츠들이 그녀의 스팟팅 작업 부위에 놓여 있었다. 내 고객과 내가 이들 셔츠를 검사해 보니 진한 오렌지 색 얼룩이 다양한 부위에 있었다. 얼룩이 녹처럼 보였지만 녹 제거제를 써보니 녹이 아니었다. 우리는 먼저 셔츠들을 얼룩 종류 별로 분류했다. 그건 쉬웠다. 그 중 두 개 정도가 갈 데가 없었다. 이 플랜트엔 싱글 벅 셔츠 유닛 8개가 있다. 그리고 각 유닛마다 뒤쪽 핫플레이트 아래 구석으로 각자만의 “낙인”을 붙여 놓았다. 덕분에 셔츠 뒤판 꼬리 쪽으로 어느 셔츠 유닛에서 다렸는지 번호가 찍히게 된다. 오렌지색 얼룩은 모두 같은 프레스에서 나왔다. 우리는 프레싱 작업 부위로 가보았다. 기계 주변을 둘러보니 15초 만에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칼라/커프 프레스의 벅 뒤로 내게 필요한 모든 증거가 놓여 있었다. 그걸 고객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우리 둘 다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는 그 증거들을 없애고 싶어 했지만 나는 매니저를 불러 우리가 방금 한 것을 차곡차곡 보여주고 싶었다.

이제 우리 셋이 발자취를 다시 밟았다. 우리는 매니저에게 얼룩이 있는 셔츠를 보여주고, 한 프레스에서 나왔음을 보여주는 낙인 자국도 보여줬다. 그리고 셔츠 유닛으로 가서 프레서가 점심 먹으러 가기 전에 먹었던 미트볼 스파게티 접시를 보여줬다.

▲ 교훈 1: 종업원들이 근무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늘 알고 있어야 한다.

▲ 교훈 2: 점심은 런치 타임에 먹는 것이다.

▲ 교훈 3: 플랜트 내에서는 식사, 음료 또는 흡연 모두 금기사항이다.

아마 이 플랜트에서는 누가 어느 셔츠를 다렸는지 알아야 할 필요성이 생겼을 것이다. 셔츠 유닛에 낙인을 달아놓지 않았다면, 아마 누가 어느 셔츠를 다렸는지 안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실 이런 정보는 모든 플랜트에서 필요하다. 그래야지 책임 소재를 알 수 있다. 누군가 책임자가 각 셔츠 유닛에 다른 표시를 달아 앞으로 “형사 작업”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다. 훌륭한 선택이다.

콜롬보는 다양한 단서를 통해 문제의 해결을 도모했지만, 앞으로 누군가 다른 사람도 이런 단서로부터 배울 수 있을 지까지는 컨트롤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할 수 있다. 오우너와 매니저로서 우리는 우리의 일상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것이 보람될 수 있지만, 우리가 문제의 재발을 방지하거나 원인을 바로 보여주는 모종의 컨트롤을 마련해 미스터리의 해답이 스스로 드러나게 하는 것이 훨씬 더 보람된다. 그리고 이 플랜트에서는 누군가 이들 프레스들이 답을 말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이 플랜트에서는 작업 중 식사하는 종업원이 없기를 바란다. 내 플랜트에서는 플라스틱 통의 안팎을 청소하는 것이 정규 업무의 일부가 됐다.

늘 하던 대로만 하면 늘 같은 것만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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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더로지어

필자는 셔츠 론드리 및 드라이클리닝 산업에 30년 이상 종사해 왔습니다. 경영 자문관, 워크-플로우 시스템 엔지니어 그리고 작업 효율 전문가로서 그는 높은 효율을 자랑하는 Tailwind Shirt System과 Tailwind System for Drycleaning 그리고 Firestorm for Restoration을 개발했습니다. 그는 경영 자문 및 워크-플로우 엔지니어링 회사인 Tailwind Syste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로지어 씨는 월간 세탁인 외에도 National Clothesline, The Golomb Group Newsletter 그리고 호주의 The National Drycleaners and Launderer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그는 DLI가 수여하는 전문인 상 2001년도 수상자입니다. 필자 웹 사이트는 www.tailwindsystems.com이며 글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이메일 tailwindsystems@charter.net 또는 전화 (508) 965-3163으로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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