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

보석상을 하는 사람이 여행하다가 매우 진귀한 보석을 발견했다. 그는 거액의 돈을 주고 그 보석을 샀다. 보석상 주인은 그 보석을 자신의 나라에 가지고 가서 많은 이익을 남기고 되팔 생각에 매우 기뻐했다. 그런데 자기 나라로 돌아와 보석을 팔기 위해 진열을 하다가, 살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작은 흠집을 발견했다. “아! 이런 낭패가 있나, 그렇게 많은 돈을 주고 산 보석에 흠이 있는 것을 못 보았으니.” 그는 어찌할 줄을 몰랐다. 다른 보석 감정가들도 그런 흠집이 있는 보석은 헐값이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보석상 주인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보석을 다시 되돌려 주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반값에 팔자니 손해가 너무 컸다.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던 중에 머릿속에 번쩍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그것은 보석에 있는 작은 흠집에 장미꽃을 조각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사람들은 서로 더 많은 돈을 주겠으니 그 보석을 팔라고 했다. 이렇게 흠집이 있던 보석은 장미꽃 조각으로 인해 대단한 가치를 지닌 보석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것은 흠집을 지닌 보석과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는 보석상과의 만남이었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만남으로 시작된다. 세상에 태어나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줄 각오와 준비를 하는 부모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뒤뚱거리며 걸음마를 시작하면서 또래의 친구를 만나, 때로는 재미있게 놀기도 하고 때로는 토닥토닥 다투기도 하면서 어느덧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다. 이성에게 멋있게 보이려고 거울을 보면서 외모에 무척 신경을 쓰고 혹시나? 역시나! 반복하다가 눈에 콩깍지가 쓰인 어느 날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만난다. 분홍빛 꿈을 꾸면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잘 꾸려가기 위해 직장을 갖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직장 동료들을 만난다. 이렇듯 우리의 인생은 만남의 연속이다.

오래전 뉴 멕시코주에 있는 산타페를 다녀온 적이 있다. 산타페는 미국에서 두, 세 번째로 갤러리가 많이 있는 도시이다.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오랫동안 그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산타페 여행은 기대가 컸다. 막연하지만 그곳에 있을 많은 아름다운 그림들이 마음을 기쁘게 해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몇 군데의 갤러리를 들러 보면서 환상은 서서히 깨지기 시작했다. 물론 가끔은 마음에 드는 그림들도 있었지만 기대와는 달리 칙칙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그림도 많이 있었다. 너무 강렬한 색깔과 괴상한 모습을 담은 어떤 작품은 마음을 현란하게 만들어 금방 뛰쳐나오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갑자기 이런 그림들을 보려고 어렵게 시간을 내서 이렇게 먼 길을 날아왔는지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어차피 갤러리를 들러 보는 일밖엔 할 일도 없어서 계속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한참을 걸어 다니느라 지치고 다리도 몹시 아파 잠시 길가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문득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그것은 그림 하나하나가 그것을 그린 화가와의 만남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작품을 통해서 그 화가의 마음이나 정신 상태, 그리고 추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만약 다른 사람들이 내가 그린 그림을 보게 된다면 어떤 마음을 가질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따뜻한 느낌의 그림을 만나면 마치 좋은 화가를 직접 만난 것같이 반가운 마음이 들듯이, 나 자신도 타인에게 좋은 만남의 대상이 되고 싶다는 간절한 메아리가 가슴속에서 울리는 것 같았다.

만남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생선 같은 만남, 꽃과 같은 만남, 그리고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첫째로 생선 같은 만남이란 만지기만 하면 나쁜 냄새가 나는 만남이다. 만나면 시기하고 질투하고 싸워 상처만 남기는 것이다.

둘째는 꽃과 같은 만남이다. 만나면 향기가 나서 좋아 어쩔 줄 모르지만 금방 시들고 만다. 아름다운 꽃도 1주일을 넘기지 못하듯이 오래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만남이다. 셋째는 손수건 같은 만남이다. 상대방이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고, 힘들 때는 이마에 맺힌 땀도 닦아주고 격려해 주면서 오랫동안 지속하는 따뜻한 만남이다. 어떻게 하면 손수건 같은 만남을 만들 수 있을까?

미국의 장기 베스트셀러 중의 하나인 ‘백금률(The Platinum Rule)’이라는 책이 있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황금률’은 대접을 받기 원하는 대로 남을 대접해 주라는 것이다. 그 말은 자신이 대접을 잘 받기 원하면 남에게 잘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잘 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백금률’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그것은 자신이 어떤 대접을 받기 원하느냐와 관계없이 무조건 상대가 원하는 것에 따라주고 배려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상대방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사랑해 주는 것이다. 옛말에 나이 50세를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하늘의 뜻을 안다’는 것인데 ‘백금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가 주변을 돌아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단 한 개도 똑같이 생긴 것이 없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의 모습이 다른 것처럼 그들의 생각도 제각기 모두 다른 것임을 당연하게 인정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도 우리는 때때로 무리하게 상대방을 자신에게 맞추기를 기대하거나 강요하다가 상처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한다. 하지만 ‘지천명’의 뜻과 같이 하늘의 뜻을 알고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평안한 마음을 갖게 되듯이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주고 함께 맞추어 간다면 오래도록 좋은 만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좋은 친구다. 좋은 친구는 절대로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쁠 때는 함께 기쁨을 나누고 슬플 때는 함께 울어주고 위로해줄 수 있는 친구가 내게는 몇 명이나 있는지 잠시 세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여럿이 있다면 잘 살아온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금부터라도 다시 좋은 친구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100세 시대를 혼자 외롭게 살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친구를 만들 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세상의 기준으로 자기 자랑만 일삼는 사람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정말 좋은 친구는 하나님을 잘 믿는 신실한 사람이며 남에게 보이려고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일 것이다. 만약 나에게 남을 자신보다 낫게 여기고 다른 사람을 돌보아 주고 서로 화평하게 이어주는 그런 좋은 친구가 없다면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 이웃들께 따뜻한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일임에 틀림이 없다.

*이런 마음으로 만나요 *

움켜쥔 마음보다 나누는 마음으로 만나고 각박한 마음보다 넉넉한 마음으로 만나요.
기다리는 마음보다 찾아가는 마음으로 만나고 의심하는 마음보다 믿어주는 마음으로 만나요.
눈치 주는 마음보다 감싸주는 마음으로 만나고 슬픔 주는 마음보다 기쁨 주는 마음으로 만나요.
시기하는 마음보다 박수 치는 마음으로 만나고 비난하는 마음보다 칭찬하는 마음으로 만나요.
무시하는 마음보다 존중하는 마음으로 만나고 원망하는 마음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만나요.
흩어지는 마음보다 하나 되는 마음으로 만나고 변덕스러운 마음보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만나요.
속이는 마음보다 솔직한 마음으로 만나고 부끄러운 마음보다 떳떳한 마음으로 만나요.
해가 되는 마음보다 복이 되는 마음으로 만나고 짐이 되는 마음보다 힘이 되는 마음으로 만나요.
-좋은 글-

새해 인사를 나눈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엄마의 포근한 미소처럼 따사로운 햇볕으로 웃어주는 것 같다. 나뭇가지 위에 옹기종기 앉아서 합창하고 있는 새들은 곧 따스한 봄날이 올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흠집이 있던 보석이 보석상을 만나 더 귀한 보석으로 새로 태어났듯이, 좋은 그림을 통해 따뜻한 화가의 마음을 만날 수 있듯이 세상 모두가 아름답고 따뜻한 만남을 고대하고 있지 않을까? 흠집 있는 보석을 가장 아름답고 귀하게 변화시킨 것 같이 서로 부족해도 보듬어주며 따뜻한 만남을 이어간다면 오늘 하루도 가장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빌립보서 2장 5절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모든 만남을 통해 서로 감싸고 보듬어주는 2월이 되면 좋겠다.

월간 세탁인 독자 여러분을 참~ 많이 사랑합니다. 오늘도 하하하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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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남

필자는 다이아몬드 컴퓨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문의는 (224) 805-0898로 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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