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시장의 역사상 최고의 스토리 중 하나로 기록될 사건이 이번 주에 발생했다. 적자에 허덕이는 비디오 게임 소매업체인 게임스탑을 둘러싼 드라마는 온라인 투자가들과 거대한 헤지펀드와의 한 판이었고, 온라인 투자가들이 월 스트리트를 박살내고 말았다.
이번 사건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Reddit 소셜 미디어 앱의 WallStreetBets란 포럼에서 스스로를 타락한 종자들이라고 부르는 왈가닥 온라인 그룹이 게임스탑 주식 가격을 상승시킴으로써 주가 하락에 돈을 건 헤지펀드들에게 한 방을 먹이면 재미있고 정의가 구현되며 돈도 벌 수 있을 것이란 아이디어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전략이 정말 들어맞았다. 불과 이틀 만에 게임스탑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주식이 됐다. 이 아이디어를 처음 내놓았던 DeepF–kingValue란 유저네임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투자한 5만여 달러가 4천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자랑했다. 그리고 게임스탑 주가 하락에 돈을 걸었던 헤지펀드들은 다 합해 1백9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누구에게 물어보느냐에 따라 게임스탑 사가는 무모한 컴퓨터 너드들이 재미로 주식 시장을 뒤흔들었다고 할 수도 있고, 겁 없는 일반 투자자들이 힘을 합해 부패한 월가의 엘리트들에게 한 방을 제대로 먹인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진실은 그 중간에 있을 것이다.
게임스탑 주가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을 요약해 보자:
키쓰 길매사추세츠 주에 살고 있는 34세의 유튜버인 키쓰 길 씨는 레딧 포럼에서 DeepF–kingValue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작년 여름에 자신이 게임스탑에 $53,000를 투자했다고 포스트를 올렸다.
처음엔 별로 관심을 받지 못했고, 그는 트위터, 유튜브, 틱톡 그리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자신의 투자 아이디어를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점점 많은 추종자들을 갖게 됐고, 7천5백만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게임스탑 주가는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 12월에 $15 정도이던 주가는 (이는 길 씨가 구입한 가격보다 이미 2배가 넘는다) 지난 1월12일부터 치솟기 시작했다.
치솟는 주가가 절대로 지속될 수 없다고 판단한 헤지 펀드들은 추가의 매각 옵션(short sell)을 구입했다. 하지만 1월26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Gamestonk!”란 글을 올리자, 게임스탑 주가는 $150에서 $230로 치솟았고, 헤지 펀드의 출혈은 더욱 악화됐다. 주가는 1월18일 $467까지 올라 단 한 주 만에 10배 가까이 올랐다. 같은 날 로빈후드와 TD 어메리카는 게임스탑 주식 거래에 제동을 걸었다.
거래 제약과 함께 게임스탑 주가는 $126까지 떨어졌지만, 다음 날 제제가 완화되면서 다시 $250까지 올랐고, 금요일 $325에 한 주를 마쳤다.
이번 스토리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하지만 한 가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지금까지 소셜 미디어는 패션, 정치, 문화 예술 등 우리 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에 영향력을 미쳐왔다. 하지만 월 스트리트만은 소수의 엘리트들이 독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로빈후드와 같은 무료 증권 거래 서비스가 생기면서 일반인들도 주식 시장에 직접 참여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번 주 발생한 게임스탑 사가는 재정 시장에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월 스트리트는 이제 영원히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