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두뇌 튼튼해진다

[nytimes.com – 2021.07.14] 운동을 하면 우리 두뇌의 백질(white matter)이 새로워지고, 재생돼 나이가 들어도 사고와 기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최근 발표된 걷기, 춤 그리고 두뇌 건강에 관한 보고서가 밝혔다. 우리 두뇌의 신경 세포를 연결하고 지탱해주는 백질이 육체적 활동량이 늘어나면 재생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정적인 삶은 유지한 사람들에게서는 백질이 닳고 수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활 및 활동 방식에 따라 우리 두뇌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두뇌의 역동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성인의 두뇌가 유연함을 유지한다는 아이디어는 사실 과학적으로 최근 알려진 사실이다. 1990년대 말까지는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인간의 두뇌가 유년기를 지나면 신체적으로 고정되고 경직된다고 믿었다. 인간은 태어날 때 앞으로 갖게 될 뇌세포 대부분을 갖고 있으며 더 이상 만들지 못한다고 믿었다. 다시 말해 우리 두뇌의 구조와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퇴보할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

다행히 과학의 발전과 함께 이 우울한 전망이 수정됐다. 특수 염료로 신생 세포를 확인하는 복잡한 연구를 통해 우리 두뇌의 일부가 나이가 들고서도 신경발생(neurogenesis)이란 과정을 통해 새로운 신경 세포를 만든다는 게 확인됐다.

후속 연구에서는 운동이 신경발생을 돕는 게 확인됐다. 예를 들어 쥐가 달리면 움직이지 않는 쥐보다 3, 4배에 달하는 새 두뇌 세포가 형성됐다. 사람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 때 두뇌 부피가 늘어났다. 다시 말해 새로운 연구 결과 인간의 두뇌는 평생 유연성을 유지하며, 우리가 어떻게 운동하느냐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두뇌 유연성 연구는 주로 회색질(gray matter)에 초점을 맞추었다. 회색질에는 사고와 기억을 만드는 회색세포, 즉 뉴론(neuron)이 포함돼 있다. 이에 비해 두뇌의 배선과 같은 백질에 관한 연구는 적었다. 백질은 축색돌기(axons)라 불리는 신경다발을 지방이 감싸고 있는 것으로, 뇌세포 연결을 담당하며, 두뇌 건강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는 약하고, 감소하며, 노화와 함께 작은 장해가 발생하는데, 이런 노화는 인식 능력 하락의 전조가 된다. 백질 역시 그동안 고정적이며, 유연성이 적고, 생활 변화에 따라 적응을 하지 못한다고 잘못 생각돼 왔다.

하지만 포트 콜린스 소재 콜로라도 주립대학 신경과학 및 인간발전 교수 애그니즈카 버진스카 박사는 그동안 과학이 백질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한다. 그녀는 마치 회색질의 “못난 푸대접 받는 의붓동생”과도 같았다며, 백질이 그동안 무시되고 오판됐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백질이 회색질만큼 유연성을 갖고 있고, 사람이 움직일수록 개선될 수 있다고 말한다.

NeuroImage 6월호에 온라인으로 게재된 이번 연구에서 그녀와 그녀의 대학원생 안드레아 멘데즈 콜멘나리스 씨와 다른 동료들은 사람의 백질 재평가를 시도했다. 이들은 잘 안 움직이지만 건강한 노인 남녀 250명 정도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들의 현 에어로빅 건강 상태와 인식 능력을 테스트했고, 고급 MRI 두뇌 스캔을 통해 백질의 건강과 기능성을 측정했다.

그런 후 이들을 그룹으로 나눠, 하나는 주 3회 스트레칭과 균형 잡기 훈련을 받았다. 다른 한 그룹은 주 3회 만나 빠른 걸음으로 40분 정도 걸었다. 세 번째 그룹은 주 3회 라인 댄스와 단체 무용 연습을 했다. 이 세 그룹은 6개월 후 다시 연구소에 모여 처음 받았던 테스트와 스캔을 받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신체적 두뇌적 변화를 보였다. 걸은 사람과 춤춘 사람들이 예상대로 에어로빅 상태가 우수했다. 또한 이들의 백질이 재생된 것으로 보였다. 새로운 스캔에서 두뇌 일부 지역의 신경다발이 더 커 보였고, 세포 병변 규모가 줄었다. 이러한 호전은 걸은 사람들 사이에 더 좋았고, 이들이 기억력 테스트도 더 좋았다. 춤춘 사람은 대체로 그렇지 않았다.

반면 에어로빅 운동을 하지 않은 1번 그룹은 6개월 후 백질의 감소를 보여, 신경다발이 얇아지고 손상됐으며, 인식 점수도 떨어졌다.

버진스카 박사는 운동한 사람들에게 이런 발견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백질은 나이에 상관없이 유연성과 활동성을 유지하며, 매주 몇 번만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 세포를 강화하고 기억 손상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두뇌 변화는 미세했고 약간 일관성이 없었다. 버진스카 박사 연구팀은 예를 들어 춤을 춘 그룹이 백질 재생과 인식 향상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하지만 걷는 게 더 효과적이었고, 이는 백질 건강에 에어로빅 운동이 더 중요함을 짐작게 한다. 버진스카 박사는 “춤을 추는 사람들은 선생님 동작을 보고 배우느라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많았다”며 “아마 이런 정체된 시간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참여자는 모두 60세가 넘었고, 은퇴했으며, 단 6개월만 운동을 했다. 과연 더 젊고 건강한 사람 두뇌도 같은 혜택이 있을지, 또는 장기적인 에어로빅 운동이 더욱 큰 기억 및 사고 향상을 가져올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현재로서 “많이 움직이는 게” 두뇌 백질에 좋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버진스카 박사는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