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드라이클리닝 동호인들의 싸이트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새로 신설된 싸이트로서 내용이 매우 다양하고 토론 또한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참으로 좋아 보였다. 그곳에서 진행되는 질의응답 내용은 주로 드라이클리닝과 관계되는 것들이었다.
예를 들면, 흰옷이 누렇게 변하는 황변 현상을 어떻게 방지하는가, 겨드랑이의 누런 땀 얼룩 제거, 바짓가랑이 오줌 냄새 제거, Smog damage 처리, 솔벤트의 악취 제거, 비드가 녹는 문제, 비닐 재킷이 굳는 문제, 주정부의 인스펙션 대처, 랜드로드와의 문제 등등이었다. 한참 들여다보다가 내가 끼어들 자리가 아닌 것 같아서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웨트클리닝을 하면 모든 문제가 깨끗하게 해결 될텐데…”라고 생각해 보았다. 실제로 웨트클리닝을 하면 위의 모든 문제가 말끔하게 해결된다는 것은 많은 사람의 경험을 통해서 증명되어왔고 나 또한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 본인이 웨트클리닝에 관여해온 지는 벌써 이십 년 가까이 돼가는 것 같다. 처음엔 기계와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고 지금은 웨트클리닝 케미컬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본인 또한 웨트클리닝 스토어를 시범적으로 14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가죽, 밍크 등에 이르기까지 단 한 피스도 밖으로 내보낸 적이 없으며 “제로 클레임”이 지난 14년간 성적표다. 물론 옷이 바뀌었거나 셔츠가 찢어져서 물어준 경우는 몇 번 있었으나 웨트클리닝으로 인해 수축, 이염, 탈색, 탈광택, 형태가 망가지는 등의 사고는 전혀 없었다. 물론 크고 작은 사고는 세탁업에선 늘 있게 마련이나 나의 경우 항상 복원이 가능한 정도여서 클레임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전혀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웨트클리닝을 좋아한다. 그냥 좋은 것이 아니라 너무너무 좋아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앞으로 세탁소를 백 번 다시 한다 하더라도 백 번 웨트클리닝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이 웨트클리닝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웨트클리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웨트클리닝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확신과 용기를 드리기 위함이다. 혹시라도 장사꾼 속셈으로 이 글을 썼다고 오해 없길 바란다. 나는 본인의 제품을 쓰지 않더라도 누구든지 웨트클리닝으로 전환하겠다 한다면 늘 즐거운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Professional Wet Cleaning이란?
이 글을 씀에 있어서 “Professional Wet Cleaning”이 기본 주제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사람들은 자기 업소에 Professional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를 좋아한다. 물론 대부분 자칭이지만 그들의 심정을 탓할 의도는 전혀 없다. 그러나 진정한 프로라면 정신적으로 프로의 근성이 있어야 하고 기술적으로는 프로의 경지에 이르러야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Professional Wet Cleaning의 기본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Green Mind를 가질 것. 다소 클래식한 말이지만 wet cleaners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이다. 얼마 전 미국의 경제 전문지 Forbs에서 Green Mind를 가진 업체일수록 성공확률이 높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Green Mind로 무장된 웨트클리너라면 단 한 피스라도 솔벤트 클린을 멀리하고 손님에게 더 깨끗하고 건강한 세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니 말이다.
둘째, 100% 처리할 수 있는 기술과 시설을 갖출 것. 소위 프로라고 자칭하면서도 웨트클리닝을 드라이클리닝의 보조수단으로 여긴다면 (지금으로서는 거의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하지만…) 이미 프로의 타이틀이 맞지 않는다. 또한, 웨트클리닝을 전문으로 하면서도 일부 아이템을 겁이 나서 밖으로 내보낸다면 그 또한 프로의 타이틀을 반납해야 할 것이다.
업소에 들어오는 물량 100%를 사고 없이 시간 내에 훌륭하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기술 습득은 물론이고 생산성 높은 장비를 장만하는 것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셋째, 끈질긴 프로의 근성이다. 업소에는 항상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다. 진정한 프로들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시간과 노력을 개의치 않고 문제 해결에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노하우가 축적되어가는 것이다. 웨트클리닝은 새로운 기술이기 때문에 이러한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귀찮다고 팽개치고 돈으로 때우자는 마음이 있다면 프로의 타이틀을 정중하게 반납하시기 바란다.
는 미국 내에 진정한 Professional Wet Cleaner들을 여럿 보아왔다. 그들은 웨트클리닝의 실용성을 증명해 보이고 있고 그들 나름대로 긍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웨트클리닝의 보급은 비록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곤 하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기술과 실용성이 증명되고 있는데도 보급이 늦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웨트클리닝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다시 말해서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비해 인식의 전환이 느리다는 것이다.
속담에 한양 안 가본 놈이 한양 사정 더 잘 안다는 말이 있다. 나는 많은 분이 웨트클리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들을 열심히 피력하는 것을 경험해왔다. 그러나 그들은 한결같이 Professional Wet Cleaning을 접해보지 못했거나 새로운 기술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분들이었다. 나는 이번 기회에 그동안 들어왔던 부정적인 의견들을 하나씩 짚어 나가려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어설픈 Wet cleaning이 아니라 Professional Wet Cleaning을 전제로 함을 잊지 말기 바란다.
웨트클리닝은 드라이클리닝보다 세탁이 어렵다?
천만의 말씀. 나의 지론은 웨트클리닝은 드라이클리닝보다 훨씬 쉽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이 잘 되어있다면 웨트클리닝보다 더 쉬운 세탁은 없을 것이다. 만약 세탁소 구경도 못 해봤던 왕초보를 (IQ 100이면 충분함) 단 이틀 만에 스팟팅의 기본 요령을 가르쳐서 빨래를 맡긴다면, 그래서 98% 이상 훌륭히 소화해 낸다면 믿겠는가? 드라이클리닝이라면 어림도 없겠지만 웨트클리닝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나는 그동안 여러 명의 클리너를 겪어 왔는데 이틀 이상 트레인을 시켜본 적이 없었다. 나는 그저 모자라는 2%만 간섭하면 됐는데 한두 달 후면 그나마도 대부분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스테인의 대부분이 수용성이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쓸 일이 없다. 정성스럽게 스팟팅 하지 않아도 워셔 안에서 스스로 녹아 없어진다.
둘째, 웨트클리닝 전용 스팟팅 케미컬은 비교적 안전하다. 나는 블리치, 옐로우고 등 위험한 케미컬은 감춰놓고 절대 안전한 케미컬만 내놓는다. 초짜가 아무리 별의별 짓을 하더라도 색이 나가거나 조직이 상할 우려가 거의 없으므로 맡길 수 있는 것이다. 배큠이나 에어 드라이를 할 필요가 없어서 스팟팅 보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한 로드, 평균 60 피스 스팟팅에 걸리는 시간은 10분 내외. 나머지는 미리 셋업된 기계의 프로그램과 케미컬에 의존하면 된다.
웨트클리닝은 오일 스테인이 문제다?
오일 스테인이 문제인 건 분명하다. 웨트클리닝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드라이클리닝에선 수용성 스테인이 문제고 웨트클리닝엔 오일 스테인이 그렇다. 그러나 드라이클리닝의 수용성 스테인 제거만큼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다. 최근엔 오일 제거용 케미컬이 좋은 것들이 많이 나와서 몇 가지 방법을 잘 응용하면서 쉽게 해결해 나가고 있다. 웨트클리닝을 어느 정도 겪어본 사람들은 더 이상 오일 스테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웨트클리닝을 하면 옷이 준다? 색상이 바랜다? 광택이 빠진다? 촉감이 거칠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다. 아마도 웨트클리닝 장비와 케미컬이 개발되기 전 론드리로 빨래했던 얘기일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물빨래하고도 웨트클리닝을 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부정적 선입견의 진원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웨트클리닝은 물빨래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제대로 하는 웨트클리닝이라면 아무리 전문가라 할지라도 드라이클리닝과의 차이점을 쉽게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과거 몇 차례 실험에서 증명된 바 있다. 오히려 세척률, 냄새, 색상, 촉감 등에선 드라이클리닝을 능가하는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 줄어든다는 얘기도 Professional wet cleaning에서는 이제는 화젯거리가 아니다.
웨트클리닝으론 할 수 없는 아이템이 많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이렇게 되묻는다. “드라이클리닝은 모든 아이템을 다 처리할 수 있습니까?”라고. 나는 기본적으로 웨트클리닝이 불가능한 아이템은 거의 없다고 믿는다. 100%라고 말하고 싶으나 혹시 껀수 잡힐까 싶어 99.99%라고 해두자. 본인의 경험상 업소로 들어오는 물건을 두고 “이것은 세탁할 수 없습니다”라며 돌려보낸 기억은 없다. 그동안 처리해왔던 아이템들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우나, 각종 가죽 제품, 비닐 제품, 프린트 제품, 밍크, 실크 웨딩가운, 골동품 실크 드레스, 2차 대전때 입었던 순모직 군복정장, 인도 전통복, 한복, 양털 러그, 대형 러그, 어그부츠, 각종 시트 커버, 토끼털 재킷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무난히 소화하면서 본인 자신도 웨트클리닝의 영역에 대해 놀라곤 했었다. 이쯤 되면 드라이클리닝보다 할 수 있는 아이템이 더 많은 것 아닐까?
웨트클리닝은 생산성이 떨어진다 (느리다)?
나는 생산성에 관해서 웨트클리닝의 우수성을 얼마든지 증명해 보일 수 있다. 드라이클리닝과 대등한 시설이라면, 같은 물량을 처리하는데 소요되는 총 시간(기계, 인력 등)을 두고 드라이클리닝과 경쟁해 보이라면 얼마든지 응할 수 있다. 그만큼 생산성이 좋다는 얘기다. 많은 사람은 웨트클리닝은 다림질이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professional wet cleaner들엔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제대로 된 웨트클리닝은 다리기 직전 드라이어에서 꺼낸 상태가 드라이클리닝과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간혹 한두 가지 신경 써서 다려야 하는 아이템이 있기는 하나 전체적으로 보면 거의 무시할만한 차이일 뿐이다.
그러나 스팟팅과 빨래, 그리고 기계관리 등에 걸리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렸으나 만약 주인이 빨래를 맡는다면 낮에 골프 한 라운딩 돌 시간 정도는 벌 것이다.
프로로 전향하세요
지난 수년간 웨트클리닝이 주목을 받으면서 많은 분이 전용 기계는 없으나 케미컬을 구매해서 이것저것 웨트클리닝을 경험하고 있다. 그중 프로의 경지에 도달한 분들도 꽤 많아졌다. 대부분 즐기면서 일을 하고 가급적 많은 물량을 웨트클리닝 쪽으로 처리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그분들에게 사정이 허락한다면 조속히 프로로 전향해서 100% 웨트클리닝 스토어를 만드시길 권한다. 이것저것 찌뿌듯한 문제들이 말끔히 해결될 것이다. 단, 프로로 전향하기 전에 체계적인 교육은 필수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란다.
아직도 못 믿겠다면 직접 와서 경험하시라
이 글을 읽는 동안 아직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안다. “이 사람 순전히 뻥치는 거 아냐?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라고 말이다. 당연하다. 오랜 고정관념이 글 한 줄 읽는다고 쉽게 고쳐지는 게 아니니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아직도 의심을 버리지 못하는 분들은 텍사스 Frisco에 있는 본인 스토어를 방문하시기 바란다. 이곳은 웨트클리닝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겐 늘 오픈되어있다. 그동안 여러분들이 보고, 배우고, 자신을 얻고 갔다. 혹시 그동안 의심쩍거나 자신이 없었던 아이템들이 있다면 가지고 와서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좋다.
물론 수강료가 없으니 부담 가질 필요가 없다. 누구든 배우겠다는 열정이 있다면 나는 열 일 제쳐두고 도와 드린다. 웨트클리닝이야말로 미래 세탁업의 확실한 대안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연락처: 201-699-7227, 469-231-7463 yangkim50@gmail.com
김양수
필자는 아쿠아매스터 웨트클리닝 케미컬 개발자이며, 100% 웨트클리닝 스토어인 그린 라이프 클리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201) 699-7227 또는 yangkim50@gmail.com로 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