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이는 백혈병으로 생사를 넘나들던 여고생이다. 학업을 계속할 수 없어서 자퇴하고 투병했는데 감사하게도 지난해 말에 백혈병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완치의 기쁨도 잠깐, 곧 이어진 심한 우울증은 평안이의 삶을 점점 망가뜨렸다. 자살 시도는 평안이의 부모를 통곡하게 했고 행여 또 자살할까 봐 노심초사했다. 그렇다고 24시간 평안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평안이의 부모님은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계속되는 딸의 불행으로 인해 좌절하고 낙담했다. 하지만 더는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다시 믿음을 회복시켜 주시길 기도하고 하나님께 간절히 매달렸다. 매일 성경 말씀을 읽고 그 말씀들이 하나님의 약속인 것을 믿었다. 로마서 8장 28절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말씀을 묵상할 때 지금은 비록 아픈 평안이로 인해 온 가족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런 과정조차도 평안이네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좋은 계획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나날이 굳건해지자 평안이에 대해 염려하고 낙담하는 대신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였고 그 덕분에 마음에 평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영국의 신경 정신과 박사 팀이 믿음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험을 했는데 그들이 밝혀낸 실험 결과는 대단히 흥미롭다. 박사팀은 실험 대상자들을 인공 암벽에 오르게 했다. 암벽 아래를 내려다보라고 하여 얼마나 높은지 인식하게 했다. 그리고 눈을 안대로 가리고 로프를 붙잡으라고 했다. 실험 대상자들이 안대로 눈을 가린 사이에 암벽 밑에는 안전 네트를 설치했다. A 그룹에게는 로프에서 손을 떼면 바로 밑으로 떨어질테니 꼭 붙잡으라고 말했다. 또 다른 B 그룹에게는 암벽 밑에 안전 네트가 있으니 손을 놓아도 다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A 그룹은 모두 후두둑 떨어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B 그룹은 거의 두 배나 가까운 오랜 시간 동안 로프를 붙잡고 있었다. 그들은 손을 놓아서 떨어지더라도 밑에 안전네트가 있다는 믿음으로 더 오래 버틸 수가 있었던 것이다. 실험 참가자들도 너무도 대조적인 결과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실험에서 박사팀은 B 그룹은 ‘나에게 도움이 있다’라는 믿음은 마음에 안정감을 주어 끈기를 가지고 오랫동안 버티게 했고, 반대로 아무런 도움이 없음을 인식하고 있는 A 그룹은 금방 불안해졌고 더 빨리 힘이 빠져 로프를 금방 놓아버리는 것을 확인했다. 박사팀은 이 실험을 통해 도움이 있다는 믿음이 있으면 불안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잘 견뎌낼 수 있도록 힘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여기서 잠깐, 우리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자. 일반적으로 부모님이 계시면 대부분은 생활에 여유가 있든지 없든지 관계없이 아이들은 부모님께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부모님들은 그분들의 최선을 다해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마련해 주셨고 학교도 보내주셨다. 아이들이 할 것은 잘 먹고 자고, 잘 놀고, 학교에 가서 공부하면 되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온전히 부모님을 의지하고 믿으며, 또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 준다. 그런데 아이가 부모를 믿지 못하거나 반항해서 집을 나가게 되면 혼자서 헤쳐나가야 하는 그 길은 매우 힘들고 고통스럽다. 두 경우 아이들의 성장 과정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극과 극이 된다. 이것도 믿음의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부모에 대해 믿음이 있는 아이들이 잘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에게는 어떤 믿음이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두 종류로 나뉠 수 있다. 신앙이 있어 믿음 생활을 해온 대부분 사람은, 좋을 때나 힘들 때나 모든 것을 하나님께 의지하여 물질적 풍요와 관계없이 심리적으로 매우 평안하게 살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신의 힘만 의지하고 살아온 사람은 성공했거나 그렇지 않은 것과 관계없이 자신의 지난 세월은 너무 고단했으며 허무함을 느낀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무슨 차이일까? 그것은 바로 의지할 대상이 누구였느냐의 차이다. 요한복음 14장 27절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는 말씀대로 우리 뒤에 든든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삶은 상황과 관계없이 평안함의 축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특이하게도 불가능과 가능의 사이에는 알파벳 한 글자의 차이가 있다. 불가능이란 단어 ‘임파서블’(impossible)에 ‘a’자 한 글자만 더하고 띄어쓰기만 하면 ‘아이 엠 파서블’(I am possible) 즉, ‘나는 가능하다’라는 의미로 변한다. 요한 계시록 1장 8절 “ 주 하나님이 가라사대 나는 알파(A)와 오메가라 이제도 있고 전에도 있었고 장차 올 자요 전능한 자라 하시더라” 즉, 알파(A) 이신 전능자 하나님이 함께 도와주시니 무슨 일이든 더욱 가능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시 평안이네 얘기로 돌아가 보자. 평안이와 그녀의 부모님은 하나님께서 평안이를 돌보고 계심을 확실히 믿었다. 그리고 회복이 불가능해 보였던 평안이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통해 자살충동과 깊은 우울증에서 벗어나 정상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더욱 기쁜 소식은 평안이가 검정고시를 통해 고졸자격을 얻고 대입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은 수 년 동안 평안이네 가족은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평안이의 고통을 함께 겪으며 너무도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맡긴 이후엔 절대로 불가능하게 느껴졌던 백혈병의 완치와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일들이 가능해진 것이다. 바로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신 일들인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있을 때 ‘Impossible’이 아닌 ‘I am possible!’ 모든 것이 가능하다. 우리가 매달려 있는 ‘삶’이라는 암벽 밑에는 하나님께서 받쳐 놓으신 안전 네트가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사실을 믿는 것이다. 즉, 하나님이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빌립보서 4장 13절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는 성경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더욱 믿음으로 기도하며 비록 코로나로 어려운 때를 지나더라도 모든 일을 넉넉히 감당해 나갈수 있는 9월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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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남
필자는 다이아몬드 컴퓨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문의는 (224) 805-0898로 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