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얘기가 나오면 ‘책 바구미’라는 별명을 가졌던 친구 생각이 난다. 바구미는 매우 작은 쌀벌레의 일종인데 쌀을 조금씩 모두 먹어치우는 대식가 벌레다. 그녀가 그런 별명을 갖게 된데는 사연이 있다. 친구가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는 책을 전집으로 자주 사주셨다. 그녀의 아버지는 책 판매원의 간청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책이 배달된 날 저녁이면 엄마는 눈을 치켜뜨고 아버지가 돌아오시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한 바탕 부부 싸움이 시작되었다. 엄마는 돈도 못 벌면서 왜 자꾸 책을 사들이냐고 화를 내셨고, 아버지는 책을 팔아야 등록금이라도 낼 수 있으니 제발 팔아 달라는 후배의 간청을 어떻게 거절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처음엔 아버지께서 다시는 사지 않겠다고 통 사정을 하셨다. 하지만 엄마가 그 말을 한두 번 했느냐며 하나마나한 소리 하지도 말라고 엄마가 더 큰 소리로 반박하셨다. 곧 아버지의 인내심에도 빨간 불이 들어온다. 두 분의 목소리가 더 커지자 아이들은 슬금 슬금 건넌방으로 피신을 시작한다.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은 건넌 방의 책장에는 아버지가 거절하지 못해서 사다 놓으신 동화책과 위인전들이 빼곡했다.
거기서 친구를 포함한 아이들은 웅크리고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에 몰입하면서 아버지와 엄마의 다투는 소리는 아스라해지다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자주 반복되면서 그녀에게는 좋은 습관이 생겼다. 바로 책 읽는 일이 일상이 되었으며 그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 아버지와 엄마의 말다툼을 피해 읽기 시작한 그녀는 더 이상 아버지와 엄마가 싸우지 않아도 건넌 방에 들어가면 나올 줄을 몰랐다. 마치 쌀벌레가 쌀을 모두 먹어치우듯이 많은 책을 모두 읽어낸 분량에 놀란 아버지와 엄마는 친구에게 책 바구미란 예쁜 별명을 붙여주셨다. 그녀는 학급에서도 책을 많이 읽어 똑똑한 아이로 유명했다. 오락 시간이 되면 그 친구의 인기는 더욱 올라갔다. 자기가 읽었던 책을 재미있게 각색해서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어릴 때 읽은 안데르센 동화는 선과 악, 인과 응보에 대해서 많이 깨닫게 해주었고, 세계 위인 전집을 읽을 때는 그분들처럼 존경 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린 마음에도 그들의 삶은 다르게 느껴졌고, 책을 읽는 동안에는 그 위인들처럼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헬렌 켈러를 읽었을 때는 설리반 선생님처럼 사랑이 많고 인내를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점점 더 책 속의 인물들을 닮으려고 노력했다. 중, 고등학교 때에는 한국 단편집과 세계 문학전집을 통해서 감수성을 키운 덕택에 교내 백일장에서 장원을 휩쓸었다. 대학생이 되면서는 또래들처럼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몇 년 살아보지도 않은 나이에 니체의 허무주의에 공감도 했다. 그녀가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는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잘 사는 삶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어른이 되면서 그녀의 관심사는 주로 자기 계발서, 명상, 따뜻한 시와 수필집이었다. 지그 지글러의 자기 계발서를 읽을 때는 해내지 못할 일이 없겠다는 자신감으로 꽉 채워졌다. 도종환씨의 시를 읽을 때는 처마 밑에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혜민 스님의 책을 읽을 때는 제목처럼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책을 많이 읽더라도 마음에 채워지지 않은 무엇인가가 있었다. 바로 욕심들이었다. 그것은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이 갖고 싶게 했다. 목표를 이루어내도 기쁨은 잠깐이고 또 다른 욕망은 만족함이 없었다. 욕심에 대한 생각은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것이나 똑 같이 반응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어도 그것으로 인해 충족한 느낌이 오래가지 않았다. 그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던 중에 그녀는 교회에서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창세기부터 읽어가면서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과 전혀 다른 감동을 받게 된 것이었다. 그것은 알 수 없는 평안함과 충만함이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많이 읽어 왔던 책들이 주는 만족감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것은 지속적인 평안과 기쁨이었다. 그녀는 성경을 읽고 또 읽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은 같은 책을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으면 종종 지루했지만, 성경은 그렇지 않았다. 참으로 경이로웠다. 성경 속에는 어린 시절 읽던 동화를 통해 배우게 된 선과 악도 있었고, 어떻게 하면 축복을 받고 성공적인 삶을 사는지를 알려주는 자기 계발서도 가득했다. 그 축복은 만족감이 지속되는 특별한 것이었다. 때로는 자신처럼 고뇌하는 인간들의 모습도 있고, 그것을 헤쳐 나가는 방법도 비유를 통해 확실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어떻게 사랑하고 살아야 행복하게 사는 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었고, 고난에 봉착했을 때는 어떻게 헤쳐 나와야 하는지도 잘 가르쳐주었다. 뿐만 아니라 성경을 통해서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과 예수님을 구세주로 영접함으로서 구원받고 영원히 살게 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달고 오묘한 성경말씀을 통해 다시 태어났다고 고백했다. 이제 그녀의 새로운 별명은 성경 바구미다. 사람들은 누구나 항상 평안하고 기쁘고 건강하게 살기를 원한다. 육체적으로 건강하기 위해 좋은 음식을 잘 가려서 골고루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평안하고 기쁘게 사는 일은 그다지 쉽지 않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때로 비즈니스가 어려워져 염려가 많아지기도 하고, 오해를 받아 상처가 되기도 한다. 열심으로 도와주었음에도 배신으로 되돌아오면 앙갚음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조심해서 살았는데 갑작스런 병마에 어쩔줄 모르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런 일들은 어쩌다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구석 구석에 포진되어 있다. 그런 감정을 다스리기에 우리는 너무 약하다.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30%가 항 우울제나 수면제를 한번이라도 먹어본 적이 있다는 통계가 그것을 대변 해준다. 반면에 제대로 신앙생활을 하는 기독교인들은 그런 약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통계가 있다. 왜냐하면 성경 말씀을 통해 항상 기쁨과 평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베스트셀러는 흥미롭게도 성경책이다. 크리스천은 물론, 그리스도인이 아니어도 성경은 문명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거의 다 잘 알고 있는 책이다. 그 점 한가지로만 하더라도 성경은 위대한 책임에 틀림이 없다. 왜냐하면 성경은 사람을 만든 하나님이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이 직접 쓴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은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책은 정원이요, 과수원이며, 창고요, 길가의 동무들이요, 자문관이라는 헨리 워드 비쳐의 말처럼, 그리고 책을 읽는 것은 수많은 저자와 함께 하는 여행이다. 책 속의 길로 들어가면 마치 온갖 색깔의 물감을 섞어 뿌려 놓은 것처럼 흐드러진 들꽃이 가득 찬 오솔길을 걷는 듯하고, 솔향기 스며나는 우거진 암자에 앉아 소나무 바람을 쐬는 것 같이 마음이 상쾌하고 여유로와 지는 것도 느낄 수 있다.지금까지 출간된 모든 책을 총 망라해놓은 책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야말로 어떤 것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책일 것이다. 그녀는 그것이 바로 성경임을 힘주어 말했다. 세상엔 참으로 많은 종교가 있다. 그런데 그 모든 종교는 신본주의와 인본주의 두 가지로 나뉜다. 신본주의, 즉 기독교는 구원이 하나님으로부터 인간에게 은혜로 주어지는 것이다. 반면에 인본주의는 인간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구원을 얻으려고 신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노력을 통해 구원을 얻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를 믿는다고 말하면서 그릇된 행동을 하는 비기독교 인들로 인해 기독교인은 개독교인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 수천 년 동안 성경이 변함없이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성경말씀을 통해 우리의 노력이 아닌, 거저 주어지는 은혜로 구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봄이면 흑갈색 땅에서 파란 새싹이 돋아 오르듯, 이곳에서의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닐 것임이 확실하다면, 우리는 다시 태어나 영원히 사는 길을 꼭 찾아야만 한다. 시편 119편 105절 말씀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나이다.” 여호수아 1장 8절“이 율법 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가운데 기록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라 네가 형통하리라”라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달고 오묘한 성경 말씀을 읽으며 우리 모두 영원한 삶으로 이어지는 진리를 깨닫는 복된 성경 바구미가 되면 좋겠다. 월간 세탁인 독자 여러분을 참~~ 많이 사랑합니다. 오늘도 하하하! 많이 웃으세요.
캐롤 남
필자는 다이아몬드 컴퓨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문의는 (224) 805-0898로 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