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가 없으면 빨래가 잘 될 수 없는 이유를 알아본다
“없이도 잘되는데 왜 씁니까?” 드라이클리닝용 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꼭 하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하긴 론드리를 하는 사람이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하얗게만 잘 나오는데 왜 쓰냐고 한다고도 하니 드라이클리닝 세제라고 개밥의 도토리 신세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퀄리티를 조금이라도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이는 괴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드라이클리닝용 세제가 없이도 잘된다는 말이 왜 잘못된 것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세제의 제1기능
드라이클리닝 세제(detergent)는 크게 3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드라이클리닝 세제의 첫 번째 기능은 물과 솔벤트를 잘 섞어 주는 것으로, 이를 통해 수용성 때를 직물 손상 없이 제거하게 된다. 드라이클리닝에 있어 완전한 때 제거를 위해서는 반드시 수분이 필요하며, 또한 세탁하는 직물을 통해 극소량이나마 자연적으로 수분이 들어가게 된다. 울이나 실크 면 그리고 린넨 등 천연 직물은 공기 중의 수분을 잘 흡수해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느 직물이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는 정도는 당시 온도는 물론 주변의 상대 습도 등 요인의 영향을 받게 된다.
순수한 솔벤트와 물은 섞이지 않는다. 많이 흔들어 주어야 잠시 뿌옇게 유화 됐다가 다시 분리되고 만다. 그런데 솔벤트만 사용하기 보다는 수분을 함께 이용하는 것이 때 제거에 더 도움이 크다. 설탕, 태닌 그리고 단백질 얼룩 등 수용성 때와 얼룩의 경우 물과 접촉해야 제거가 되지 순수한 솔벤트만으로는 별 효과를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솔벤트에 물을 아무렇게나 집어넣으면 제대로 섞이지 않아 따로 떠돌아다니며 이를 쉬 흡수하는 천연 직물에 수축과 주름 그리고 탈색 등 많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적량의 물과 드라이클리닝 세제를 잘 섞어 사용하면 이같은 부작용 없이 수용성 때와 얼룩을 제거할 수 있다. 따라서 드라이클리닝 세제의 첫 번째 기능은 우발적이건 의도적이건 드라이클리닝 시스템 안으로 침투하는 물을 안전하게 활용하는 것이고 또한 필요에 따라 물을 더 첨가하여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세제의 제2기능
드라이클리닝 세제의 두 번째 기능은 직물을 잘 적심으로 해서 때의 제거를 돕는 것이다. 세제는 수분을 잘 운반해 주므로 솔벤트 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직물 사이로 침투해 수용성 및 불용성 때의 제거를 돕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수분으로 인해 직물이 부풀어 손상이 초래되는 것을 막아 준다. 다시 말해 세제는 마치 솔벤트가 직물을 잘 적셔 주듯이 물이 직물을 잘 적시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세제의 제3기능
드라이클리닝 세제의 세 번째 기능은 일단 옷에서 떨어져 나온 불용성 때를 솔벤트 내에 잘 분리 시켜 놓음으로써 다시 직물에 들러붙는 재침착 현상(redeposition)을 방지하는 것이다. 옷마다 먼지나 모래 탄소 등 불용성 때가 붙어 있기 나름이다. 이 같은 불용성 때는 드라이클리닝 드럼의 물리적 진동과 솔벤트와 물의 세정 작용으로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다시 옷에 들러붙어 전반적인 그레잉 현상이나 변색 등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이때 적량의 세제를 사용하면 이 같은 불용성 물질을 미세하게 분쇄해 솔벤트에 잘 띄워 놓은 후 솔벤트 흐름에 실려 밖으로 내보내 재침착 현상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정전기 감소
드라이클리닝 세제는 또한 정전기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한다. 드라이클리닝 솔벤트는 대개의 직물과 마찬가지로 전도성이 아주 나쁘다. 따라서 전도성이 낮은 직물을 전도성이 낮은 솔벤트로 세탁하다 보면 초래되는 수많은 마찰로 인해 생겨난 정전기가 어디 빠져 나갈 길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딱 하면서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것은 물론 재침착 현상 및 지나친 린트 문제 등을 초래하게 된다. 드라이클리닝 세제를 사용할 경우 전도성 높은 물이 솔벤트 구석구석으로 잘 섞이면서 옷과 옷 또는 옷과 솔벤트의 마찰로 초래된 정전기를 드라이클리닝 드럼으로 신속하게 전달, 접지된 방전선을 통해 안전하게 외부로 방출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도 세제에는 브라이트너나 싸이징을 첨가, 전반적인 세탁 퀄리티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세제의 화학적 특성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3가지 종류의 합성 드라이클리닝 세제 간의 차이를 이해하려면 우선 그 화학적 특성을 알아야 한다. 이들 합성 세제는 기본적으로 이온(ion) 복합물로 물에 녹았을 때 양전기를 띤 부분(양이온)과 음전기를 띤 부분(음이온)으로 나뉘게 된다. 이렇게 이온화된 세제 분자는 한쪽으로는 친수적 특성을 갖고 있어 물 분자에 달라붙는다. 그러나 그 반대쪽에서는 물을 밀치는 특성을 가져 드라이클리닝 솔벤트에 달라붙는다. 이렇게 물을 밀치는 특성을 가진 부분이 세정 작용을 하는 쪽이다. 세제의 종류에 따라 이렇게 세정 작용을 하는 쪽이 양전기를 띠기도 하고 음전기를 띠기도 한다. 바로 세정 작용을 하는 부위의 전기적 특성 그리고 솔벤트와 물 혼합물 속에서 세제가 갖는 특성과 기능에 따라 세제의 이름이 정해지게 된다.
음이온 세제
음이온 세제(anionic detergent)는 이름 그대로 세정 작용을 하는 쪽이 음전기를 띠고 있다. 음이온 세제는 물을 용해화(solubilization)함으로써 운반한다. 이때 물은 마치 식초가 물에 용해되거나 기름이 드라이클리닝 솔벤트에 용해되듯이 완전하게 용해되지는 않는다. 대신 음이온 세제 분자가 물 분자를 완전히 감쌈으로써 솔벤트 안에서 물 분자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물은 투명하며 솔벤트 역시 투명하거나 세제의 색을 받아 옅은 금색을 띠기도 한다. 일단 이렇게 용해화 된 물은 직물이나 염색에 손상 없이 수용성 때 제거 등 필요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음이온 세제는 적량대로 사용할 경우 때를 솔벤트 내에 띄워 놓는 성능이 매우 우수하다. 그리고 직물이나 필터로 잘 흡수되지도 않아 대부분이 증류할 때까지 솔벤트 안에 남아 있는다. 음이온 세제는 제조업체측 지시에 따라 베이스 탱크에 직접 주입하는데 대개의 경우 1% 농도로 사용된다. 이렇게 적량대로 주입된 세제는 그러나 사용과 함께 조금씩 옷이나 필터로 흡수되고 또한 증류시 전량 제거되므로 주기적으로 베이스 탱크에 다시 채워 줘야 적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대개의 경우 음이온 세제 제조업체는 사용자가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테스트 킷을 함께 제공하므로 이를 이용해 농도는 측정하면 된다. 이같은 테스트 킷은 적정(滴定 titration) 방식을 사용한다.
음이온 세제를 사용할 때에는 적정 농도를 잘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일 울처럼 수분 흡수력이 좋은 옷을 세탁하는데 세제 농도가 1% 미만으로 적량 미달일 경우 수축과 주름 그리고 탈색 등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매우 덥고 다습한 날이라든지 또는 수분이 사용된 프리스팟팅을 많이 한 후 완전히 말리지 않은 채 세탁할 경우 세제를 적량으로 넣었더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음이온 세제는 적량을 초과할 경우 솔벤트 색이 짙어지고 건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세제를 더 넣기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차라리 흡수력이 좋은 면 타월을 몇 차례 세탁함으로써 시스템 내의 지나친 수분을 제거하든지, 문제가 심한 경우에는 증류를 충분히 하는 것이 더 나은 해결책일 것이다. 솔벤트 내에 수분이 너무 많을 경우 솔벤트 색이 뿌옇게 바뀌는데, 이는 세제가 미처 감싸지 못한 수분이 솔벤트와 유화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무이온 세제
무이온 세제(nonionic detergent)는 아무런 전기도 띠지 않는다. 세제 분자가 물속에서 분리되거나 이온화 되지 않는 것이다. 무이온 세제는 앞서 언급한 음이온 세제와 마찬가지로 용해화 작용을 통해 물을 운반한다.
무이온 세제는 대개 1%~2% 농도로 사용되는데 음이온 세제만으로는 농도를 적정하기 힘들므로 측정을 돕기 위한 음이온 세제를 소량 섞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양이온 세제
양이온 세제(cationic detergent)는 세정 작용을 하는 부위가 양전기를 띠고 있다. 양이온 세제는 유화작용(emulsion)을 통해 물을 운반한다. 이때 물은 세제에 의해 아주 미세한 조각으로 나뉘어 솔벤트 내에 떠다니는 것이다. 양이온 세제를 사용할 경우 물이 솔벤트에 완전히 용해되는 것은 고사하고 음이온 세제와 같은 용해화 상태에도 이르지 못한다. 유화된 물은 직물이나 염색에 손상을 입히지는 않을 정도로 안정되기는 하나 그같은 상태를 오래 유지하지는 못한다. 유화된 상태의 솔벤트는 처음에는 뿌옇게 보이지만 곧 깨끗해진다.
양이온 세제는 제조업체측 지시대로 적량을 사용할 경우 신속한 때의 분리와 훌륭한 수용성 때의 제거 성능을 발휘한다. 그러나 양이온 세제는 옷이나 필터에 잘 흡수되므로 클리닝 싸이클을 한번 마칠 때마다 다시 주입해 주어야 한다.
요즘 사용되는 양이온 세제는 대개 필요한 수분을 미리 포함하고 있어 매번 빨래를 할 때마다 한번만 넣어 주면 된다. 이같은 주입관은 필터와 드럼 사이의 솔벤트 라인이나 드럼으로 직접 연결해 사용하는데, 시스템에 따라 세탁물 10 파운드 당 세제를 4 온스까지 사용한다. 사용하는 세제의 양은 제조업체측 지시를 정확하게 따르는 것이 중요하며 별도로 수분을 주입해야 하는 시스템인 경우 소프트 울처럼 수분에 민감한 직물을 세탁할 때에는 따로 물을 더하지 않도록 한다.
기타
드라이클리닝 세제는 퀄리티 향상에 있어 필수적이다. 세제는 물과 솔벤트를 잘 섞어 줌으로써 때와 얼룩의 제거를 돕고, 또한 떨어져 나온 불용성 때를 솔벤트 내에 잘 띄워 놓음으로 해서 옷에 다시 달라붙지 못하게 한다. 세제는 정전기 감소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음이온 세제와 양이온 세제는 그 화학적 특성과 물 분산 방식이 다를망정 둘 다 뛰어난 세정 성능을 발휘하므로 제조업체측 지시에 따라 사용하도록 한다. “없이도 잘되는데 왜 씁니까?” 이 글을 읽고 나서는 더 이상 위와 같은 발언을 하는 클리너가 없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