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세탁소의 1/3이 문을 닫게 만든 팬데믹이 이제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이제 거의 모든 세탁소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이 됐거나, 오히려 늘었다는 업소도 꽤 많다. 여기에는 세탁 요금 인상이 크게 이바지했다. 만일 아직도 셔츠를 $3 이하로 받는 업소가 있다면 이는 팬데믹을 힘들게 버텨내고 나서 제 발등을 찍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아직까지 한인 시장에서는 장비 투자가 활발하지 않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장비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요즘처럼 사람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신형 피니슁 장비 덕분에 2 사람 쓰던 걸 1사람만 써도 된다면, 이건 글자 그대로 돈 버는 투자가 된다.
필자는 세탁인을 만날 때 강조하는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세탁 요금을 올리라는 것이다. 둘째, 10년 이상 된 낡은 장비를 새 장비로 교체하라는 것이다. 셋째, 앱을 만들어 이용 편리도를 높이고, 젊은 층을 공략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워쉬, 폴드 & 프레스 서비스를 홍보하라는 것이다.
첫 세 가지는 아마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워쉬, 폺드 & 프레스 서비스에 관해서만 설명을 곁들인다. 잘 알다시피, 세탁산업은 팬데믹 이전에도 계속 시장 축소를 겪어 왔다. 그 주된 이유가 젊은 세대일수록 물로 빨아 입을 수 있는 옷을 많이 입어 드라이클리닝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 점엔 다들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한 게 하나 있다. 젊은 사람들이 과연 황금 같은 주말에 집에 박혀 빨래하는 걸 좋아할까? 게다가 멋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옷을 다리기까지 해야 하는데?
기존의 워쉬 & 폴드 서비스는 드라이클리닝 매상에 큰 도움이 못 된다. 하지만 워쉬, 폴드 & 프레스 서비스는 도움이 된다. 외모를 신경 쓰는 사람을 손님으로 불러오기 때문이다.
“당신의 능력을 빨래에 낭비하지 마세요.” (Stop wasting your talent on laundry)
“빨래는 취미 활동이 아닙니다.” (Doing laundry doesn’t count as a hobby)
“당신의 시간은 빨래방 밖에서 더 귀중하게 쓰입니다.” (Your time is better spent outside the laundry room)
젊은 프로페셔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어 공략한다면 젊은 세대를 다시 세탁소와 친숙하게 만들 수 있다.
알아요. 네, 압니다.
이런 얘기를 아무리 열성적으로 하다가도 바로 입을 닫게 만드는 대답이 있다. 바로 “알아요”와 “네, 압니다”이다. 이 사람은 절대로 변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인 세탁인의 나이가 많아지면서 은퇴가 멀지 않은 사람이 많다 보니, ‘곧 은퇴하는데 뭐 새삼스럽게 새 걸 시도하나?’ 이런 생각도 들 것이다.
나이 든 사람의 공통적인 특징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와서 “이렇고 저렇다”라며 새것을 알려 주려고 하면 예의상 들어줬지만, 속마음은 듣기가 싫다. 그때 하는 대답이 “알아요”이다. 그리고 속으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컴퓨터 쓰는 것도 골치 아픈데, 뭐 앱을 만들라고? 그게 다 돈 아냐?”
“수지가 15년 동안 잘 돌고 있는데, 왜 바꿔?”
“내가 이 드라이클리닝 머쉰을 15년 넘게 잘 썼어요. 아직도 잘 도는데 바꾸라고?”
“난 단골을 꽉 잡고 장사합니다. 젊은 손님 안 와도 돼요.”
요즘에 환갑잔치했다간 욕을 먹는다. 하지만 60대의 세탁인에게 새로운 도전을 하라고 하면 “내가 지금 나이가 몇인데”라고 회피한다. 하지만 70대는 “내가 육십만 됐어도”라고 아쉬워하고, 80대는 “내가 열 살만 젊어도”라고 아쉬워한다.
사막의 오아시스에 가서 물을 길어오라고 바가지를 주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오아시스에 온 종일 왔다 갔다 했는데, 물을 단 한 방울도 가져오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그는 고집스럽게 바가지를 거꾸로 들고 있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의 바가지는 어떻게 들려 있는지 생각해 보신 적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