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청룡의 해라고 용 덕후들이 가장 반기는 해라는데, 2월이 29일까지 있는 윤년이기도 하다. 금년에는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날 예정이다. 한국에선 4월 국회의원 선거가 열리고, 미국에선 11월에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사실 금년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만, 우루과이,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 여러 나라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다. 또한 영국 총선, 이란 총선, 인도 총선, 파키스탄 총선 등 2024년은 전 세계 정치 판도가 크게 변하게 될 빅뱅의 해다.
우리는 어떤가? 지난 4년 여 지긋지긋 했던 팬데믹 상황이 대충 정리되면서 뒤돌아보니 전국에서 3분의 1이 넘는 세탁소가 문을 닫았다. 지금도 문을 닫는 업소가 있다. 본지가 발송한 책에 “VAC(vacant)”(빈 가게) 또는 “ANK(Attempted Not Known)”(시도했지만 알 수 없음)라 적혀 반송되는 경우가 아직도 계속 되고 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이 정말 출구가 없는 미끄럼틀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팬데믹 이전보다 매상이 늘었다는 업소가 적지 않다. 세탁 요금 인상 덕분에 물량이 완전 회복되지 않았지만 매상이 늘었다는 곳, 인근에 경쟁업소가 문을 닫아 물량도 늘고 매상도 늘었다는 곳, 신형 장비 덕에 인건비가 줄어 순이익이 늘었다는 곳 등 비극인 줄만 알았던 팬데믹 드라마가 해피 엔딩을 맞은 사례가 많다.
여기서 성패를 가르는 열쇠는 바로 “진화”이다. 세탁 산업은 팬데믹 이전에도 하락세를 보였다. 앱을 이용한 온라인 세탁소가 붐을 일으키는 동안 재래식 맘-앤-팝 세탁소는 가라앉고 있었다. 지난 20, 30년 동안 아니면 그보다 더 오래 늘 하던 방식 그대로 일하면서 “편안한(?) 삶”을 영위했다. 매상이 조금씩 줄고 있었지만 ‘내 나이가 몇인데…’ 하며 받아들였다.
팬데믹을 버텨낸 사람이 할 말은 아니다.
손님이 드라이클리닝 하는 옷을 덜 입는다고 한숨 쉬지 말고, 워쉬-앤-폴드를 더 갖고 오게 하면 된다. 여기다 프레싱까지 더해 업차지를 한다.
젊은 프로페셔널이 세탁소에 덜 온다고 걱정하지 말고, ‘젊고 잘 나가는 프로페셔널이 왜 집에서 빨래나 하고 있느냐? 세탁소를 이용해라’라고 일깨워 준다. 기왕이면 손님용 앱까지 만들어서 말이다.
사람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불평하지 말고, 신형 장비를 장만해 필요 인력을 줄이면 된다. 어떤 장비를 사도 월 불입금이 인건비보다 많지 않다.
랜드로드가 세탁소를 내쫓고 있다고 떨지 말고, 웨트클리닝으로 전환하면 된다. 설마 아직도 웨트클리닝이 안 된다고 믿고 있다면, 이제 감은 눈을 뜰 때가 됐다.
2024년은 여러 모로 뜻 깊은 해가 될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세탁산업이 새롭게 변신해야만 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변화 속에 기회가 온다. 올해엔 공부를 더 하고, 새로운 시도도 하고, 관점의 변화를 이뤄야 한다.
움츠리던 시간은 지났다. 용트림이라도 한 번 크게 하고, 신나게 일하자.
전국의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월간 세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