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를 하는 사람이라면 똑같은 공정을 거치고도 어느 셔츠는 더 하얗고 어느 셔츠는 덜 하얀 것을 수없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랙에 걸려 있는 셔츠 중에서 순면 셔츠를 금세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100% 순면 셔츠는 대개 폴리에스터 혼방 셔츠보다 더 하얀 것이 상례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차이는 물론 폴리에스터가 오일이나 그리스 등을 잘 끌어당기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데 연유한다.
순백색은 스펙트럼의 모든 구성 색소가 다 모였을 때 나온다. 그래서 과거에는 노랗게 된 셔츠에 파란 색소(bluing)를 먹이기도 했었다. 노랗게 된, 즉 전체 구성 색소가 다 모이지 못한 셔츠에 파란 색소를 더함으로써 우리의 눈에는 그 셔츠의 색이 더 하얗게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파란 색소를 사용하는 플랜트가 거의 없는 형편이다. 싸우어 중에는 파란 색소가 들어있는 것이 아직도 있기는 하지만 요즘에는 브라이트너(optical brightener)를 대신 사용하고 있다.
브라이트너는 무지갯빛 중 파장이 가장 긴 보라색 밖에 위치한,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의 파장을 가시 파장으로 전환함으로써 직물의 환한 분위기, 또는 흰색을 강조하는 형광 염료(fluorescent dye)이다. 이 같은 형광 염료는 론드리용 세제와 싸우어에 첨가돼 있으므로 론드리 셔츠의 형광 염료는 드라이클리닝 했을 때와 달리 항상 보충된다. 물론 세탁 공정상의 문제를 형광 염료가 덮어 줄 수는 없다. 과연 셔츠가 얼마나 하얗게 나오는가 하는 문제는 오직 세탁 공정에 달려 있을 뿐이다.
재침착
셔츠가 칙칙하게 되는 주된 원인은 때의 재침착(redeposition)에 있다. 한번 써즈(suds; 처음 알칼리가 들어가고 마지막 표백 작업 사이에 세제를 첨가하는 작업을 말함) 싸이클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생각해 보자. 비누(soap) 또는 세제(detergent)는 옷에 묻은 때를 느슨하게 만들어 떨어뜨린다. 이렇게 떨어져 나온 때 입자는 오일이나 그리스에 싸여 있는데, 그 위를 둘러싼 세제가 오일 또는 그리스의 붙잡는 힘을 약하게 만드는 데다 세탁 공정의 진동까지 가해지면서 때 입자가 떨어져 나오게 된다. 이렇게 떨어져 나온 때 입자는 역시 세제에 붙잡혀 현가 상태로 떠돌아다니다가 물과 함께 세탁 통 밖으로 빠져나온다. 만일 때 입자를 현가 상태로 잡아 주지 못한다면 때 입자는 갈 데가 없어 다시 옷에 들러붙고 만다. 그 결과 세제를 아낀다고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써즈 작업을 충분히 않으면 재침착 문제가 초래된다.
셔츠의 분류
플랜트마다 다르겠지만 대개 셔츠를 3가지로 분류한다. 흰색(연한 미색까지 포함), 옅은 색, 그리고 진한 색(이탈성 염료 셔츠 포함) 등 세 가지 분류는 간단할망정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만일 색이 다른 셔츠를 함께 섞어 세탁하면 빠진 색이 옮겨 들면서 셔츠 색상이 칙칙하게 될 수밖에 없다. 셔츠의 올바른 분류는 론드리의 기본이다.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사용하는 물의 상태
플랜트에서 강물이나 우물물을 사용하면 흰색 셔츠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요즘에는 합성 세제를 많이 사용하지 옛날식 진짜 비누, 즉 수지비누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만일 수지비누를 사용한다면 반드시 연수(soft water)를 사용해야 한다. 물에 칼슘이나 마그네슘 등 무기물이 들어있을 경우 석회 비누가 형성돼 옷을 붙고, 그 결과 옷 색깔이 칙칙해진다.
합성 세제는 그러나 경수에서도 석회 비누를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연수를 사용하면 더 적은 세제를 사용하고도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때 충분한 거품이 유지되는지 확인한다.
상수도에도 많은 불순물이 들어있을 수 있다. 이 같은 불순물은 대개 녹으로 흰색 셔츠에 얼룩이 지게 만든다. 특히 주변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든지 아니면 누가 소화전을 열었다든지 하면 흙빛, 또는 녹 빛을 띤 물이 나와 흰색 셔츠를 다 망치게 된다.
이처럼 발생한 녹색 얼룩은 수산(oxalic acid)을 이용해 제거한다. 이때 150℉ 온도의 물을 6인치 정도 넣고 옷 100파운드 당 수산 10온스~12온스를 타 15분 정도 돌린다. 그리고 뜨거운 물로 3번 린스 한 후 다시 세탁한다. 만일 수산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다림질을 하면 직물 약화가 초래된다.
만일 물의 철분 함량이 높거나 플랜트 내 배관에 녹이 났다면, 불화나트륨 산(sodium acid fluoride)이나 불화 암모니아산(ammonium acid fluoride) 같은 녹 제거용 싸우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매일 아침 워셔로 가는 파이프 내의 물을 모두 빼냄으로써 밤사이 가라앉은 녹 침전물을 제거한다. 이 같은 배수 작업은 특히 주말을 쉬고 난 월요일 아침에 철저히 한다.
오랫동안 청소 또는 배수를 않고 방치한 핫 워터 히터 역시 녹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핫 워터 히터는 매년 최소한 2번 이상 물을 빼줘야 한다.
때 제거
세탁 공정에서 브레이크(break; 알칼리와 계면 활성제가 처음 들어가는 것을 말함) 페하(pH)를 11.5로 유지하고 다음 써즈 작업의 물 온도를 160℉로 유지하지 않으면 때가 제대로 빠지지 않는다. 만일 위의 조건을 맞추지 못한다면 칼라와 커프를 번번이 솔로 문질러야 할 것이다. 설사 알칼리를 포함한 세제를 사용한다고 해도 추가의 알칼리를 첨가해야 페하를 11.5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플랜트 중에는 써즈 작업을 한 번만 하고 마는 곳도 있는 것 같다. 가정용 세탁기로 한번 써즈하고 린스 하는 것만으로는 올바른 셔츠 론드리라고 말할 수 없다. 브레이크 써즈 말고 써즈를 한 번 더 하고 나서 표백 써즈까지 해야 셔츠가 깨끗하게 나온다.
셔츠가 하얗고 깨끗하게 나오려면 써즈를 여러 번 하는 포뮬러를 사용하고, 모든 써즈 작업 중 충분한 세제 공급을 해야 한다는 셔츠 론드리의 기본을 잊어서는 안 된다.
표백
셔츠를 하는 사람 중에는 세탁에서 제대로 안 빠진 때를 표백하면 빠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표백제는 그 종류가 무엇이건 간에 얼룩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지 때를 빼주지는 않는다. 병원 론드리를 한다면 표백 작업이 살균의 목적을 함께 달성한다. 물론 올바른 세탁 포뮬러로 때를 제대로 제거한 셔츠라면 적절한 표백 작업을 통해 눈부시게 하얗게 뽑을 수 있다.
올바른 장비 사용
가정용 세탁기로 셔츠 론드리가 제대로 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앞서 언급했듯 써즈를 여러 번 반복하고 린스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물의 양은 세탁물 1파운드 당 2갤런~3갤런 정도가 필요하다.
워셔에 옷을 용량 초과로 넣으면 하얀 셔츠에 대한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다. 워셔는 적정 용량보다 10%~15% 정도 적게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용량을 초과할 경우 옷의 진동이 줄어들고 물과 서플라이가 충분히 제구실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옷을 너무 적게 넣어도 진동 부족으로 세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셔츠용 네트 백을 너무 꽉 채워도 흰 빨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대개 론드리에서 사용하는 네트 백은 크기가 24인치 x 36인치로 세탁물 7파운드 정도가 적량이다. 셔츠의 무게를 생각해 보면 백 하나 당 12장 정도가 적당하다. 셔츠 론드리에서는 네트 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여기에 셔츠를 너무 가득 넣으면 세탁 퀄리티가 눈에 띄게 악화됨을 잊지 않도록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