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남은 생애의 첫날!

60대 중반이신 김 선생님께서 급성 백혈병에 걸렸다. 골수 이식만이 치료 가능성이 있는 병이었다. 골수 기증자를 찾고 항암 치료를 하는 4개월 동안 이틀에 한 번씩 수혈하면서 하루살이처럼 연명을 하셨다. 그리고 마침내 골수 기증자가 나타나서 이식을 했다. 이제 더는 수혈은 하지 않지만 이식 후에도 1년 동안 백혈병 재발을 막기 위해서 항암 치료를 계속해야 했다. 하루하루가 구역질과 구토로 전쟁 이었다. 투병 중에 김 선생님은 지나온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100세 시대라고 하니까 90까지는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해야 할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을 계속 미루어왔고 남은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순간에 닥쳐온 병마 앞에서 자신의 삶이 내일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김 선생님은 이제 다시 태어나셨다고 한다. 오늘이 자신에게 남은 생애의 가장 복된 첫째 날이라는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고 그대로 매일 실천하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었다.

60대 이후의 삶을 흔히 ‘황혼기’라 한다. 하지만 황혼은 해가 지는 시간이 아니라, 하늘이 가장 아름답게 물드는 순간이다. 나이가 들수록 ‘나는 이제 끝에 왔다’가 아니라 ‘오늘이 나의 생애의 첫날’이라고 선언해야 하지 않을까. 어제의 아쉬움과 실패는 내려놓고, 내일의 불확실한 두려움도 내려놓는 것이다. 대신 오늘 하루를 주어진 은혜로 받아, 그 하루 안에 새로운 배움과 사랑, 나눔, 기도를 채워 넣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배움’은 젊은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지혜는 끝까지 배우는 사람의 것이며, 배움은 뇌와 영혼을 동시에 젊게 한다. 스마트폰, 컴퓨터, AI 활용, 온라인 강좌 등을 배우면 손주들과 소통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창이 열렸다. 악기, 그림, 글쓰기, 외국어, 사진 등 새로운 취미를 배우는 과정 자체가 뇌를 자극하고 성취감을 준다. 또한, 성경 공부, 자기 계발 서적들을 통해 지혜와 해석력도 넓어진다. 배움은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라, 마음의 땅을 갈아엎어 새 씨앗을 심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60대 이후에는 건강 문제, 친구와의 이별, 사회적 역할 축소 등 부정적인 요소가 많아질 수 있다. 그러나 긍정은 선택이며 훈련이다. 매일 감사일기를 쓰고, ‘힘들다’ 대신 ‘괜찮다’, ‘할 수 있다’라는 표현을 의식적으로 사용해보자. 상황보다 그 안에서 주시는 하나님의 뜻을 먼저 찾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잠언 24:14은 지혜가 영혼에 좋다고 말한다. 긍정적 시각은 지혜의 한 표현이며, 지혜로운 마음은 소망을 끊어지지 않게 만든다.


현대 사회에서 시니어의 가장 큰 적 중 하나는 고립감이다. 몸이 불편하거나 관계가 줄어들면 외로움이 깊어진다. 이를 막으려면 능동적으로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예배뿐 아니라 성가대, 소그룹, 봉사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공동체 프로그램이나 시니어 클럽, 자원봉사 활동에도 참여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손주나 청년들과 대화할 기회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도 좋다. 소통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하나님 주신 관계의 축복인 것을 기억하자. 무엇보다도 나누고 베풀어주는 사랑을 실천하면 그 사랑이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자.

60대 이후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재정비하기 좋은 시기다. 더는 ‘해야 하는 일’에 매몰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사는 일’을 우선할 수 있다. 하루 10절이라도 깊이 읽는 성경 묵상하고 매일 한 절이라도 암송하면 믿음이 자랄 뿐 아니라 기억력과 집중력도 올릴 수 있다, 성경 암송은 치매를 예방하고 매일 기쁨과 평안을 누리게 해준다. 아침 기도와 저녁 감사 기도를 생활화해 보자. 은퇴 후에는 주일학교 교사, 전도팀, 환우 방문, 성경 필사와 같은 사역을 찾아 섬길 수 있다. 특별한 날뿐 아니라 생일, 결혼기념일, 회복의 날에도 하나님께 감사 예배를 드린다면 신앙의 깊이가 더해질 것이다.

잠언 24:14 말씀은 지혜를 얻는 자에게 장래와 소망이 있다고 말한다. 시니어의 삶에서 지혜란 단순히 ‘많이 안다’가 아니라, 하나님 뜻을 삶에 적용하는 능력이다. 경험을 토대로 하나님 뜻에 맞는 선택을 하는 판단력, 신앙과 건강, 가정과 사회활동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균형감,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틀린 것’보다 ‘다른 것’을 인정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이 지혜를 삶에 적용할 때, 남은 날들은 ‘줄어드는 시간’이 아니라 채워가는 시간이 된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나님, 오늘도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하고, 하루에 한 번은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시도해 보자. 또 하루에 한 사람 이상과 따뜻하게 대화를 나누고, 잠들기 전 감사 3가지를 적고 기도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60대 이후의 인생은 마치 가을과 같다. 열매가 무르익는 계절이며, 하나님이 주신 지혜와 사랑을 나누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오늘이 내게 남은 생애의 첫날이다. 참으로 복된 날이다. 그러므로 더욱 의미 있게 시작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배움, 긍정적인 마음, 활발한 소통, 깊은 신앙, 그리고 잠언의 지혜가 우리들의 삶을 밝게 비출 것입니다. 잠언 24장 14절 “이와 같이 지혜도 네 영혼에게 좋으니라. 네가 그것을 얻으면 정녕 장래가 있겠고 네 소망이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말씀을 상고하면서 우리에게 남은 생애의 첫날인 오늘들을 기쁨과 감사로 채우는 9월이 되기 바란다.

월간 세탁인 독자님을 사랑합니다. 오늘도 하하하!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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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남

필자는 다이아몬드 컴퓨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문의는 (224) 805-0898로 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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