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내 친구가 항상 하는 말이다. 신 김치에 멸치 몇 마리 넣어 김치찌개를 끓였는데 ‘최고, 최고!’ 란다. 김치찌개가 김치찌개지, 뭐가 최고냐고 물으면 말로 할 수 없는 그 오묘한 감칠맛이 있다나? 그래서 최고란다. 너무 그럴듯하게 얘기하니까 정말 내가 끓인 김치찌개가 정말 맛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이후에 김치찌개는 내가 제일 잘하는 찌개가 되었다. 옷장 정리를 하다가 언젠가 사다 놓은 털실 뭉치가 보였다. 틈나는 대로 작은 목도리를 떠서 그녀에게 생일 선물로 주었다. 그녀는 또 ‘최고, 최고야! 라며,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따뜻한 목도리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냥 내 마음대로 뜬 목도리인데 대단한 칭찬을 들으니 꽤 예쁘게 뜬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칭찬을 들으면 즐거운 착각이 시작된다. 별것이 아니었는데 최고처럼 느껴지는 착각은 우리 삶을 즐겁게 해주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녀의 칭찬 대상은 모든 사람이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어떤 특정한 점에 대해 ‘최고,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높이며 칭찬을 한다. 언젠가 청바지에 스웨터를 걸치고 대충 스카프를 매고 만났는데 여대생같이 보인다고 칭찬을 했다. 환갑이 지난 나이에 여대생에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했더니 실제로 청바지에 스웨터는 젊어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까 캐쥬얼한 패션을 즐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사람들과 젊게 살기 원하는 사람들이 즐겨 입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이후에 나도 청바지를 즐겨 입으며 마치 여대생이 된 듯 착각에 즐거움을 누리는 때가 종종 있었다.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친한 사람들이 많다. 마치 그녀의 칭찬을 듣기 위해 친구의 주변을 맴도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멀리서 그 친구와 눈이 마주치면 사람들은 그녀를 너무도 반가워한다. 그녀는 언제나처럼 ‘오늘은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라며 칭찬해준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그 친구의 칭찬이 거짓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는 매우 진지한 어조로 칭찬한다. 그냥 예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머릿결이 좋아 햇빛처럼 반짝거리니 샴푸 모델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띄워준다. 잘 웃는 사람에게는 웃는 입술이 장미 꽃잎 같아 가슴이 설렌다고 칭찬해준다. 정말 그녀가 사용하는 칭찬의 어휘는 듣는 사람을 매료시킨다. 그녀는 어떤 한 특징을 잡아서 매우 구체적으로 극찬해주기 때문이다. 칭찬의 말은 침투력이 좋아서 사람들은 자신이 칭찬받은 점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기 시작한다. 친구로부터 칭찬을 들은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더 밝고 활기차게 변화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심리학자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학교의 선생님이 자기 반에 있는 학생들 5명 가운데 한 명씩을 임의로 택하게 했다. 그리고 택함을 받은 학생들에게 계속해서 일부러 칭찬해주도록 했다. “너, 요새 보니까 공부하는 자세가 많이 좋아졌어! 공부에 재미를 붙인 것 같구나! 너 이제 틀림없이 성적이 오를 거야. 내가 장담하지!” 그러면서 선생님에게도 그 사실을 애써 믿으라고 했다. 그랬더니 나중에 그 모든 학생이 실제로 성적이 향상되었다. 그것을 심리학에서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부른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은 키프로스 왕의 이름이다. 그는 자기 왕궁에 있는 미녀조각상을 보고 반해 버렸다. 마치 사람인 것처럼 그는 조각상을 사랑했다. 하늘에 있는 신이 그 모습을 보고 감동하여서 그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래서 사람이 되게 했다는 것이다. 누군가 좀 부족한 듯해도 그를 믿어주고 칭찬해주고 격려해 주면 실제로 긍정적으로 변화된다. 그것이 바로 피그말리온 효과이다.
아인슈타인의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이 쓴 생활기록부에는 “이 아이는 무슨 일이든 집중하지 않아 산만해서 성공하기가 어렵다”라고 썼다. 이것을 받아든 아인슈타인은 매우 낙담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너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단다. 선생님이 너의 천재성을 찾아내지 못하신 거야. 보통 아이들과 같다면 천재가 아니지. 산만하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야. 염려하지 마라. 나는 너에게 잠재된 능력을 믿는단다.” 어머니의 격려와 칭찬을 통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는 세상에 태어났다. 다시 친구의 얘기로 돌아가자. 그녀에게 어떻게 칭찬을 잘 할 수 있냐고 물었다. 그녀의 답은 간단했다.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란다. 친구는 믿음이 좋은 크리스천이다. 예전에 하나님을 믿지 않았을 때는 모든 사람의 단점만 보였단다. 그리고 보고 느끼는 대로 사람들에게 말을 하거나, 심지어는 비난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실제로 계심을 믿은 후에 자기가 얼마나 교만한지를 깨닫고 진심으로 회개했다. 그 이후에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따뜻하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자신과 항상 함께 계시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는 눈을 열어 주셨고 그것은 친구의 삶 전체를 바꿔주었다. 잦은 비난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어 대하기를 꺼리는 비호감 1호였던 그 친구는 이제 따뜻하고 배려가 많고, 힘을 주는 ‘참 좋은 사람’이라는 최고의 평판을 듣고 있다. 정말 칭찬은 자신과 타인을 동시에 살리는 말임에 틀림이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칭찬받는 것은 좋아하면서도 정작 칭찬하는 일은 등한시한다. 칭찬이 어려운 일반적인 이유는 칭찬하는 것이 어색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교 문화권에서 자란 우리는 말을 아끼라고 교육을 받아왔다. 칭찬을 잘 하는 것과 말이 많은 것과는 별개의 일이다. 또한, 어떤 일을 잘했을 때는 당연하지만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꾸중을 들었다. 칭찬에 인색한 사람은 대체로 지적을 많이 한다. 인간은 지적을 받으면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변하게 된다. 또한, 자신감도 잃게 된다. 반면에 칭찬은 자신감을 주고 잠재된 능력을 표출시켜 발전시켜준다. 그렇다면 칭찬을 어떻게 할 것인가? 중요한 것은 칭찬하기로 작정하는 것이다. 우리의 눈은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찾아내서 볼 수 있게 고안되어 있다. 그러므로 칭찬은 사람들에게서 칭찬 거리를 찾는 데서 출발한다. 그것이 습관화되면 칭찬 거리만 보인다. 긍정적인 눈으로 보면 칭찬할 일이 보인다. 칭찬을 체질화하는 방법은 매우 쉽다. 사람들에게 누구나 예쁜 구석이 꼭 있다. 눈이 크지 않아도 맑고 예쁜 사람도 있고, 얼굴은 넓적하지만 복스럽게 보이는 사람도 있다. 비싼 옷이 아니어도 조화를 잘 시켜 멋있게 입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로 고급 식재료가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맛있게 음식을 만드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든 느릿하게 일하지만, 무척 꼼꼼하게 일을 마무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종종 실수하면서도 후다닥 빨리해내는 사람이 있다. 목소리가 그다지 좋지 않아도 항상 따뜻한 어조로 말하는 사람은 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게 하는 능력이 있다. 한번 주변의 사람들을 떠올려 보자. 말투는 무뚝뚝해도 쓰레기가 나오면 말없이 치워주고, 잔소리처럼 들려도 항상 조심해서 운전하라는 남편은 그 마음 바탕에 아내를 도와주고 싶은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우리 남편 최고!”라는 한 마디에 남편은 정말 최고의 남편이 되어 갈 것이다. 최고가 되게 하여 주는 말은 바로 ‘최고!’라고 말해주는 것임이 틀림없다. 장점만 보려고 작정하면 모두가 칭찬 거리로 보임을 기억하자. 지금부터 남편과 아내, 가족, 친구, 이웃은 물론 고객들에게서 칭찬 거리를 찾는 일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우리의 삶을 따뜻하게 데우는 칭찬이야말로 매일을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 바탕이 되는 것을 잊지 말자.
켄 블렌차드의 10가지 칭찬 방법
- 칭찬 거리를 꾸준히 찾아라
- 찾은 즉시 칭찬하라.
- 구체적으로 칭찬하라.
- 공개적으로 칭찬하라.
-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칭찬하라.
- 진실한 마음으로 칭찬하라.
- 작은 것부터 칭찬하라
- 어려움을 겪을 때 더욱 칭찬하라.
- 칭찬을 습관화하라
- 자신 자신을 칭찬하라.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칭찬한다.
칭찬은 귀로 먹는 보약과 같다고 한다. 한 마디 작은 칭찬이 인생을 바꾸어 놓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은 칭찬을 갈망하면서 살아가는 동물”이라고 말한다.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도 “사람이란 공격에는 저항할 수 있지만, 칭찬에는 모두 무기력하다”라고 주장한다. 칭찬의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말해주는 것이다. 칭찬은 우리의 삶을 꽃피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열심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동기를 부여하며, 서로의 버팀목이 되게 하는 것을 기억하자. 그녀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뜻한 칭찬의 말임을 기억하고 지금 당장 남편과 아내, 가족, 친구, 이웃은 물론 고객들에게서 칭찬 거리를 찾는 일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그리고 그들 모두에게 ‘최고, 최고!’라고 외쳐주자. 잠언 16장 24절 “선한 말은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되느니라”라는 성경 말씀을 깊이 마음속에 새기고, 따뜻한 칭찬의 말들로 가득 채우는 행복한 3월이 되면 좋겠다. 월간 세탁인 독자 여러분을 참~ 많이 사랑합니다. 오늘도 하하하! 많이 웃으세요.

캐롤 남
필자는 다이아몬드 컴퓨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문의는 (224) 805-0898로 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