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그리고 비누의 사용량

이번 호에는 다소 딱딱하긴 하지만 세탁인이 꼭 알아 두어야 하는 적정한 비누 사용량을 다루고자 한다. 이번 칼럼은 웨트클리닝뿐 아니라 모든 물빨래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모든 세탁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본인이 그동안 흔히 받았던 질문 중 하나는 “50파운드 워셔를 쓰고 있는데 비누를 얼마큼 넣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일 게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물의 양과 비누 사용량에 대한 공식은 없다. 비누의 사용량은 해당 지역의 수질이 경수(Hard Water)인지, 아니면 연수(Soft Water)인지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고 빨래의 상태에 따라 사용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경수면 비누를 많이 사용해야 하고 연수는 반대로 비누 사용량이 적다. 예를 들면 미국 동부지역(맨하탄, 롱아일랜드 등)은 연수지역으로 예로부터 물이 좋다는 곳이다. 반대로 캘리포니아의 수질은 경수 쪽이 강한 지역이다. 따라서 이 두 곳의 비누 사용량은 2배, 심지어 3배까지도 차이가 날 수 있다.

경수(Hard Water)는 물에 칼슘이나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이 녹아들어간 물을 말한다. 이러한 미네랄은 대개 알칼리 성분을 갖고 있으므로 경수의 경우 pH는 대부분 8 이상으로 나타난다. 미국은 서북부, 동부, 시카고 지역 등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전 지역이 경수 지역이라고 보면 된다. (수원지가 호수나 빗물에 의존하는 지역은 예외일 수도 있지만) 지역에 따라 물의 pH는 7.5, 8.5, 심지어 9까지 나오는 때도 있다.

경수는 미네랄을 포함하고 있어 물맛이 좋다는 장점도 있다. 약수터 물맛이 달고 좋다는 것은 몸에 좋다는 미네랄이 풍부하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경수라고 다 물맛이 좋은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경수엔 우리 몸에 해로운 석회질 등을 포함하고 있어 마시기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L.A. 나 Las Vegas 등 서부지역은 대부분 지하수에 의존하기 때문에 물에 다량의 석회 등이 포함되어 있어 수질이 나쁘기로 유명하다.

경수는 비누가 잘 풀리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어 세탁인에겐 별로 달가운 물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비누는 경수에선 일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누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경수는 우리에겐 많은 골칫거리를 안겨준다. 보일러에 스케일이 쉽게 끼거나 파이프 등이 쉽게 부식되는 문제를 갖고 있다. 대부분 비누에는 경수를 연수로 변환하는 성분을 갖고 있지만, 이 정도가 심한 지역이라면 연수기(Water Softener)를 설치할 것을 권장한다.

수질검사

필자는 과거 Commercial Laundry를 운영할 때가 있었다. 하루 물 사용량이 1만 갤런 이상이어서 정기적인 수질검사는 필수였다. 물론 자진해서 한 것은 아니고 시에서 정기적인 리포트를 요구했기 때문이었지만 어쨌든 그로 인해 케미컬 사용량을 과학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필자는 그러한 경험 때문에 그동안 문제가 되는 지역의 업소마다 수질검사를 해 볼 것을 권장해 왔다. 그러나 그러한 업소에서 수질검사를 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세탁업소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수질검사 없이 적정의 비누 사용량을 결정하는 방법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 업소의 물이 경수일까 연수일까?

간단하다. 비누로 손을 씻었을 때 손이 뽀득뽀득하며 비누기가 쉽게 씻어져 나갔다면 경수이다. 즉 비누가 물에 잘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손을 아무리 헹구어도 미끈거리며 비누기가 남아 있다면 연수일 것이다. 비누가 잘 풀려있기 때문이다. 여행하거나 다른 지역을 갔을 때 손을 씻어 본다면 쉽게 비교가 될 것이다.

거품을 보고 비누 양을 결정하기.

같은 세척력을 갖고도 제조회사에 따라 거품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꼭 과학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거품의 상태를 보고 비누 사용량을 결정하는 것은 무난한 방법이라고 본다.

비누의 주요 성분은 계면활성제(Surfactant)이다. 이는 물의 표면장력을 이완시켜 물의 입자가 조직에 쉽게 스며들어 때를 공격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계면활성제의 특성은 미끄럽고 물과 부닥치면 공기 방울을 형성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때를 공격하고 남은 계면활성제는 워셔가 흔들릴 때 공기와 부닥치면서 거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즉 거품은 쓰고 남은 계면활성제의 부산물일 뿐이다. 따라서 워셔 안에 많은 거품을 보고 “빨래 한번 자~알 된다.”라고 흐뭇해 할 일은 아니다.

필자는 비누를 넣고 빨래를 시작할 때 수면 위로 2~3인치 거품이 형성된다면 적정한 비누 사용량이라고 본다. 빨래가 진행되면서, 다시 말해 계면활성제가 때를 공격하면서 거품은 점점 수그러들기 때문이다. 약간의 거품이 남아 있는 것은 일종의 보험으로 생각하면 된다. 비누가 작게 들어가 빨래가 잘 안 되는 것보단 나으니까.

비누를 많이 쓰면 무슨 문제가 있나요?

비누장사를 하는 필자로선 별로 즐거운 얘기는 아니지만, 과도한 비누 사용은 백해무익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음은 지나친 비누 사용이 주는 단점들이다.

첫째, 과도한 비누 사용은 색을 뺄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특히 알칼리성이 높은 비누일수록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둘째, 불필요한 거품이다. 거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린스를 많이 해야 한다는 얘기다. 거품에는 미세한 때, 혹은 이물질이 붙어있어서 배수(Drain)할 때 나가지 않고 옷에 그냥 남아 있게 된다. 결국, 빨래가 깨끗이 되지 않을뿐더러 때로는 불쾌한 냄새를 동반하는 때도 생긴다.

셋째. 다 아는 얘기지만 돈 낭비다. 불필요하게 비누를 낭비할 필요는 없다. 비누값이 비싸다고 불평할 일이 아니라 적정량을 사용하길 권한다.

워셔 안에 비누 거품이 너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불필요한 비누 거품은 위에서 설명한 대로 깨끗한 빨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종종 워셔 안에 비누 거품이 꽉 차서 돌아가는 때가 있다. 비누를 수동으로 넣지 않고 자동주입 (Automatic Injection)에 의존하는 경우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이럴 땐 약간의 컨디셔너를 넣어주면 된다. 컨디셔너는 비누 거품을 말끔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므로 완벽한 린스와 함께 깨끗한 빨래를 기대할 수 있다. 웨트클리닝뿐 아니라 셔츠 론드리를 포함한 모든 빨래의 마지막 린스 때 약간의 컨디셔너를 사용한다면 거품에 남아 있는 비누기가 완전히 제거된 깨끗한 빨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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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필자는 아쿠아매스터 웨트클리닝 케미컬 개발자이며, 100% 웨트클리닝 스토어인 그린 라이프 클리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201) 699-7227 또는 yangkim50@gmail.com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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